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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게재 일자 : 2019년 09월 16일(月)
檢공보준칙에 피의사실 공표 벌칙 신설 추진…‘오비이락’ 현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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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 김홍영 검사 묘소 참배한 조국 장관 (부산=연합뉴스) 조국 법무부 장관이 14일 오전 부산 기장군 부산추모공원에 안장된 고 김홍영 전 검사 묘소에 참배한 뒤 소감을 말하고 있다. 김 전 검사는 서울남부지검 형사부에 근무하던 2016년 5월 업무 스트레스와 직무 압박감을 토로하는 내용의 유서를 남기고 서른셋의 나이에 목숨을 끊었다. 2019.9.14
박상기 前법무장관 이달 3일 ‘유보’ 밝혀…조국 취임 후 논의 급진전
수사내용 유포 검사 감찰…피의자 서면동의 때만 소환장면 공개


“재임 중 대책 발표를 결심하고 준비 중이었는데 ‘오비이락’이 될 것 같아서 유보한 상태다.”

박상기 전 법무부 장관은 지난 3일 국회 예결산특별위원회의 전체회의에 출석해 검찰의 피의사실 공표 문제와 관련해 이같이 밝혔다.

조국 당시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의혹에 대해 검찰 수사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피의사실 공표 방지를 위한 공보준칙 개정을 시도하면 ‘특정한 의도’가 있는 것으로 의심받을 수 있어 유보했다는 것이다.

이런 공보준칙 개정이 조국 법무부 장관 취임 일주일 만에 본격적으로 추진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법무부는 오는 18일 국회에서 사법개혁을 위한 당정 협의회를 열어 검찰의 피의사실 공표를 방지하는 공보준칙 개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법무부 훈령인 ‘인권보호를 위한 수사공보준칙’은 ▲ 중대한 오보나 추측성 보도를 방지할 필요가 있는 경우 ▲ 범죄 피해의 급속한 확산 또는 동종 범죄 발생이 심각하게 우려되는 경우 ▲ 범인 검거나 주요 증거 발견을 위해 국민의 제보가 필요한 경우 등 일부 예외를 제외하고는 기소 전 수사 내용을 일절 공개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또 “목적 달성에 필요한 최소한의 사항만을 정확하게 공개해야 하고, 사건관계인의 명예 등 인권을 침해하거나 수사에 지장을 주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는 공보 원칙을 명시하고 있다.

법무부는 공보준칙 개정의 구체적 방안으로 훈령 명칭을 ‘형사사건 공개금지 등에 관한 규정’으로 바꾸고, 법무부 장관이 수사 내용을 유포한 검사에 대한 감찰을 지시할 수 있도록 벌칙 조항을 신설하는 내용을 검토하고 있다.

언론에 공개할 수사 내용은 형사사건 공개심의위원회를 통해 결정하고, 피의자가 동의한다는 의사를 서면으로 제출한 경우에만 검찰 소환 등을 촬영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 노무현 전 대통령 수사 당시 ‘논두렁 시계 사건’으로 대표되는 검찰의 피의사실 공표 문제를 개선해야 한다는 논의는 그간 꾸준히 있었다. 검찰이 사건을 특정 방향으로 이끌고 가기 위해 활용하는 폐단을 없애야 한다는 것이다.

법무부가 해묵은 문제를 해소하겠다는 결단을 내린 것으로도 볼 수 있지만, 논란이 번지는 것은 박상기 전 장관이 언급한 ‘오비이락’ 우려가 현실화했기 때문이다.

피의사실 공표 문제는 검찰의 조 장관 수사 초반부터 잇따라 불거졌다.

검찰 압수수색을 받은 노환중 부산의료원장과 관련한 문건이 보도되자 여권은 “가장 나쁜 검찰의 적폐가 다시 나타나기 시작하는 것”이라며 비판의 날을 세웠다.

조 장관 부인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도 페이스북을 통해 “수사 관계자만이 알 수 있는 내용이 여과 없이 언론에 보도되고 있는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는 입장을 자신의 SNS를 통해 적극 피력했다.

이에 검찰은 조국 장관 관련 보도가 나올 때마다 “언론사가 사건관계인이나 그 변호인을 인터뷰하는 등 독자적으로 취재한 것이 명확하고, 그 취재 과정은 검찰과 무관하다”며 맞대응하는 모습이다.

조 장관 취임 후 유보됐던 공보준칙 개정이 급물살을 타자 검찰 내부에선 “조국 장관 가족이 수사를 받는 과정에서 검찰 수사를 사실상 옥죄려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법무부와 검찰 간 극심한 갈등 국면에서 법무부는 ‘검찰 수사 옥죄기’ 프레임을 넘어서 왜 ‘지금’ 공보준칙 개정이 필요한지 설득력 있는 논리를 펴야 하는 상황이다.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와 양승태 전 대법원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이른바 ‘적폐 수사’ 때는 피의사실 공표 문제에 대한 적극적인 논의가 없었기 때문이다.

지난 6월엔 울산지검이 울산지방경찰청 소속 경찰관의 피의사실 공표 문제를 놓고 수사에 나서기도 했지만 ‘검·경 갈등’의 프레임 속에서 이때도 피의사실 공표를 둘러싼 논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검찰 공보준칙 개정 작업이 가시화하면서 사회적 관심이 쏠리는 수사일 경우 ‘윗선’의 외압 논란이 종종 일어나는데, 언론 보도가 제한될 경우 국민의 알 권리를 어떻게 확보할 수 있는지도 함께 논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공보준칙 개정 관련 공청회 등을 통한 언론인 의견 수렴은 아직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연합뉴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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