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피플>“장관들 변하지 않으면 모두 교체”… ‘국정과제 앱’까지 동원한 마크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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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개혁·브렉시트 대응책 등
항목 클릭하면 성적표 한눈에

에마뉘엘 마크롱(사진) 프랑스 대통령이 주요 국정과제들의 추진상황을 한눈에 파악하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까지 동원해가며 각료의 개혁을 촉구했다.

16일 르피가로와 BFM 방송 등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 11일 각료들과 주요 부처 고위직이 모두 참석한 2차 국정개혁 세미나에서 “이 테이블에 앉은 사람을 모두 바꿔버리려 했지만 유임시켰다”며 “변하지 않으면 교체하겠다”고 경고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앞으로 두 달간 각자 맡은 개혁 프로젝트의 진행 상황을 점검하고 적극적으로 홍보하라”며 “당신들이 하지 못하는 일을 하라는 것이 아니다”라고 질책했다. 최근 프랑스 관료들에게는 국정과제 추진 상황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스마트폰 앱 설치가 의무화됐다. 마크롱 대통령은 자신의 ‘복심’으로 불리는 알렉시 콜러 비서실장의 건의로 마련된 이 앱을 지난 4일 1차 국정회의 당시 처음 소개하면서 “이 앱을 통해 직접 국정과제 추진 상황을 점검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정부 관료들만이 이용할 수 있는 이 앱은 연금개혁, 바칼로레아(대입자격시험) 개편,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대응책 마련, 노동시장 개편 등의 항목을 클릭해 들어가면 정부가 제시한 목표의 달성 비율이 표시된다.

르피가로는 이를 두고 “(대통령이) 각료들을 새롭게 압박하기 위한 방안”이라면서 “스마트폰으로 정부를 통제하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통령이 직접 주재한 국정개혁 세미나에 참석한 한 프랑스 공무원은 르피가로에 “회의장이 얼어붙었다”고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 8월 프랑스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담 직후에도 자국 외교관들과의 연례 회의에서 “기동전의 시대에 참호전의 무기를 쓰지 말라”며 사고방식 전환을 강조하기도 했다. 마크롱 대통령의 질책은 오는 2020년 지방선거 및 향후 재선을 앞두고 자신이 제시한 국정과제의 당위성이 국민에게 제대로 이해되지 못하고 있다고 판단한 때문으로 분석된다.

박준우 기자 jwrepublic@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