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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시론-김병직 논설위원 게재 일자 : 2019년 09월 23일(月)
文정부 ‘미래세대 착취’ 度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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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직 논설위원

文정부 ‘재정 중독’ 위험수위
문재인 케어와 공무원 늘리기
미래에 부담 떠미는 나쁜 정치

내년엔 국채 60조 늘려 물 쓰듯
모두 자녀세대가 갚아야 할 빚
‘세대 착취’ 역사적 범죄 멈춰야


세상에서 가장 쉬운 일이 국민 세금을 쓰는 일이란 말이 있지만, 이건 해도 해도 너무한다. 문재인 정부의 심각한 ‘재정중독’을 두고 하는 말이다. 경제살리기용이란 외피를 두르고 있지만 ‘기·승·전·세금살포’로 비유될 정도로 모든 일을 혈세(血稅)를 퍼부어 해결하려는 행태가 도(度)를 넘어섰다. 당장 올해 정부 살림을 보여주는 관리재정수지는 7월 말 현재 적자 규모가 48조 원에 달한다. 정부는 올해 33조 원 적자를 예상했었다. 빈 강의실 불 끄기·산불 감시 등 월 27만 원짜리 노인 단기 일자리는 ‘가짜 일자리’라는 지적이 많지만, 정부는 내년에 올해보다 47% 늘려 2조 원을 쏟아붓기로 했다. 정부가 공식적으로 “생계비로 써도 된다”고 밝힌 청년구직활동지원금 역시 내년에는 올해(1582억 원)보다 규모를 확 늘려 화끈하게 ‘청년 용돈’을 풀겠다고 한다.

경제에 요술은 통하지 않는다. 벌어들이는 기반을 생각지 않고 돈을 펑펑 쓰다 보면 반드시 뒤탈이 나는 건 집안이나 국가나 마찬가지다. 그런데 이 같은 현금 뿌리기의 혜택은 현세(現世)가 누리면서, 그 부담은 미래로 떠넘기려 든다면 문제는 훨씬 심각해진다. 정부는 내년 예산을 513조 원으로 대폭 늘려 짜면서 사상 최대인 60조 적자 국채를 발행키로 했다. 돈을 써야 할 곳이 많다면 세금을 늘리는 게 정도지만, 사회적 반발이 수반될 증세(增稅) 대신 빚을 늘리는 손쉬운 방법으로 재원을 조달하겠다는 것이다.

현역세대의 부담(증세)을 미래세대의 부담(적자 국채)으로 돌리는 영악한 정치를 하는 것이다. 문 정부의 역점 사업인 ‘문재인 케어(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대책)’에서도 미래에 부담 떠넘기기는 여실히 드러난다. 올해 자기공명영상(MRI)촬영, 초음파 촬영 등에 이어 내년에는 흉부·심장 초음파 검사는 물론 1인 입원실까지 건보 수혜대상을 확대하겠다고 한다. 세계 초유의 낙원 국가가 될 것 같은데, 문제는 거기에 필요한 재원이다. 이대로 가면 현재 20조 원에 이르는 건보 적립금은 문 정부 임기가 끝난 이듬해인 2023년에 바닥난다. 그러면 청년 세대는 월급의 3분의 1을 건강보험료로 내야 할지 모른다. 노인에게 제공하는 기초연금을 문 정부 계획대로 월 40만 원까지 올리면 매년 20조 원 이상 필요하다. 또 문 정부 공약대로 임기 내 공무원을 17만 명 늘리면 이들이 퇴직할 때까지 총 327조 원이 필요하다. 이 모든 뒷감당은 미래세대 몫이다.

미래세대 인구라도 늘어나면 부담을 나누겠지만, 저출산 고령화 영향으로 생산연령인구 100명당 부양할 고령 인구인 노년부양비가 올해 20명에서 2067년 102명으로 5배로 급증한다니 이들이 짊어져야 할 부담은 상상 초월이다. 낭비벽이 있는 아버지가 흥청망청 돈을 헤프게 쓴 후 가난한 아들에게 아버지 빚을 갚으라고 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세대 착취’라는 말까지 나오는 이유다. 당장은 즐기고, 부담은 미래세대로 떠넘기려는 행태는 국민연금에서도 드러난다. “국민 부담을 늘리지 말라”는 대통령 지침을 받은 경제사회노동위원회는 최근 세 가지 국민연금 개편안을 내놨는데, 어떤 방안이든 2060년 전후에 국민연금이 고갈된다. 지금 1020세대는 평생 보험료만 내다가 연금 수급 연령이 됐을 때 받을 돈이 없어지는 셈인데, 그 시점의 청년들은 월급의 4분의 1 이상을 국민연금으로 내야 할 수 있다.

인생은 한 번뿐이니 현재의 행복을 중시하자는 욜로(YOLO·You Only Live Once)가 유행이라는데, 개인이 아닌 정부가 이런 삶을 추구한다면 보통 문제가 아니다. 현역세대에겐 한없이 선량한 정부인 양 생색내면서 미래세대 곶감을 빼먹는 행위는 세대범죄다. 지금 향유하는 달콤함이 미래세대에겐 사약(賜藥)이 될 수 있다는 걸 알면서도 침묵하거나 박수 친다면, 우리는 미래세대에 폭탄을 투척하는 공범이 된다. 국민 행복을 책임지겠다며 빚을 내 살포하는 현금은 미래세대의 자원을 수탈해 표를 얻으려고 뿌리는 ‘사회적 뇌물’이라고 할 수 있다.

일제의 경제 수탈엔 분노하면서 미래세대 수탈은 당연시해선 안 된다. 현재를 탕진하고 미래를 착취하는 국가 타락을 이젠 멈춰야 한다. 자녀 세대 부담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자원을 미리 끌어다 쓰는 욜로 정부 행태가 지속된다면, 문 정부는 대한민국 역사상 처음으로 ‘부모 세대보다 못사는 자식 세대’의 문을 열었다는 오명을 뒤집어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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