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력없는 회사가 주관·시행… “전액 대출받아 사업 진행”

안면도 태양광발전사업 의혹

지자체 반대에도 허가 받아
소규모 업체 선정돼 ‘특혜성’
6000억 넘는 대출경위도 의문
김도읍 “국무조정실 적극 개입”

충남 태안군에 추진 중인 국내 최대 규모의 ‘아마데우스 태양광발전사업’은 자본력도 없는 회사들이 갑자기 주관사와 시행사로 나서고, 지방자치단체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사업 허가가 나오는 등 진행 과정이 의문투성이이다. 야권에선 관련 사업 실적이 미미한 소규모 업체가 여권 인사들을 등에 업고 특혜를 받은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10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김도읍(자유한국당) 의원에 따르면 아마데우스 사업부지는 두산이 소유주로, 두산중공업이 서부발전과 태양광사업을 추진해 왔다. ‘토지 임대는 안 된다’던 두산 입장은 ‘임대도 가능하다’로 바뀌었고, 서부발전과 두산중공업은 2017년 11월 공동개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듬해 1월 L사가 두산과 토지를 25년간 임대하는 내용의 MOU를 맺었다. 주관사가 된 L사는 S사를 시행사로 지정했다.

자본력이 없는 L사와 S사는 대출로 사업자금을 충당할 계획이다. L사는 사모펀드 회사로 자본금 1억7000만 원, 2017년 당기순이익 25만 원에 불과하다. 건설회사에 철근을 납품하던 S사는 자본금 9000만 원, 2017년 당기순이익은 2400만 원 적자였다. S사는 2018년 3월 말 신한은행에서 6120억 원의 대출의향서를, L사는 같은 해 4월 신한캐피탈에서 330억 원의 대출의향서를 각각 발급받았다.

산업통상자원부 전기위원회가 S사에 발전사업 허가를 내준 점도 석연치 않다. 2018년 5월 S사가 발전허가를 받았을 당시 사업부지는 초지가 대부분이었고, 당시 초지는 태양광발전시설사업이 불가능한 상태였다. 이로 인해 태안군은 당시 산자부 전기위원회에 태양광발전사업에 대한 부정적 의견을 제출했지만, 전기위원회는 이런 의견에도 불구하고 발전 사업을 허가했다.

이후 이 사업은 ‘중요산업시설’로 분류되면서 초지를 사업부지로 전용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김 의원은 “초지 전용이 가능해지는 과정에 국무조정실이 적극적으로 개입했다”고 지적했다. S사는 2018년 7월 24일 국무조정실 규제신문고에 초지전용을 건의했고, 국무조정실의 이첩을 받은 농림축산식품부는 8월 31일 초지전용 건의를 불수용하겠다고 통보했다. 그러나 9월 3일 국무조정실의사업부지 방문 후 중요산업시설 범위를 “행정청으로부터 사업계획승인을 얻는 사업”으로 확대 해석했다.

조성진 기자 threeme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