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마라톤 ‘15분 벽’ 넘었다

케냐선수 브리지드 코스게이
2시간14분04초 세계최고기록

16년 만에 1분21초 앞당겨
‘골드라벨’ 시카고대회서 작성
국제육상연맹 기록 공인할 듯

전날 男마라톤 이벤트 대회서
킵초게, 사상 첫 2시간 벽 돌파

브리지드 코스게이(25·케냐)가 여자마라톤 사상 처음으로 2시간 15분 벽을 넘었다.

코스게이는 13일 밤(한국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열린 시카고마라톤에서 42.195㎞를 2시간 14분 04초에 완주, 세계최고기록을 경신했다. 종전 최고는 2003년 런던마라톤에서 폴라 래드클리프(영국)가 작성한 2시간 15분 25초. 코스게이는 래드클리프 기록을 1분 21초나 앞당겼다. 코스게이는 또 지난해에 이어 시카고마라톤 2연패를 차지했다. 코스게이의 뒤를 따라 아바벨 예사네가 2시간 20분 51초로 2위, 헤레테 버르카(이상 에티오피아)가 2시간 20분 55초로 3위다.

코스게이의 2시간 14분 04초는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의 승인 절차를 거쳐 세계최고기록으로 공인될 예정이다. 시카고마라톤은 보스턴·런던·베를린·뉴욕·도쿄마라톤과 함께 메이저대회로 분류되며 IAAF의 최상위 ‘골드라벨’ 대회에 속하기 때문이다. IAAF는 “코스게이는 케냐대표팀 동료인 남자부 엘리우드 킵초게와 달리 공식대회에서 기록을 작성했다”고 전했다.

킵초게는 지난 12일 이벤트대회인 INEOS 1:59 챌린지에서 1시간 59분 40초2로 사상 처음 2시간 벽을 넘었지만 공인받지 못했다. 이벤트대회인 데다 무려 41명의 페이스메이커가 동원됐기 때문. 페이스메이커는 5∼7명이 조를 구성, 킵초게 앞에서 V자 대형으로 뛰면서 바람막이 역할을 했다. 또한 자전거를 탄 보조요원이 킵초게에게 지속해서 음료를 전달했고, 킵초게 앞에 달리는 차는 형광 레이저빔을 쏘아 킵초게의 속도 조절을 도왔다.

킵초게와 달리 코스게이는 혼자의 힘으로 세계최고기록을 단축했다. 코스게이는 초반부터 페이스가 좋았다. 5㎞를 15분 28초 만에 주파한 데 이어 반환점을 1시간 06분 59초에 돌았고 마지막까지 속도를 유지, 2시간 15분 벽을 깼다. 코스게이는 2015년 마라톤 풀코스를 처음 완주했고 지난해 시카고마라톤에서 2시간 18분 35초로 정상에 올랐다. 그리고 지난 4월 런던마라톤에서 2시간 18분 20초라는 개인 최고기록을 세웠고, 시카고마라톤에서 16년 묵은 세계최고기록을 갈아치웠다. 갈수록 기록이 단축되고 있기에 코스게이가 계속 최고기록 퍼레이드를 펼칠 것으로 기대된다.

코스게이는 완주한 뒤 “지난해에도 시카고마라톤에 참가했기에 (기록을 단축하기에) 좋은 코스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면서 “바람이 약간 불었지만 레이스에 지장은 없었고 팬들이 응원을 보내줘 더욱 힘이 났다”고 말했다.

종전 세계최고기록 보유자 래드클리프는 “우리는 기존 기록이 깨질 때가 온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코스게이의 전반 페이스를 보면서 그가 경신할 기회를 잡았다고 확신했다”고 밝혔다.

허종호 기자 sportsher@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