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판사도 질타한 ‘진보 자처’ 성남시장의 倫理의식 마비

조국 사태로 ‘자칭 진보’ 인사들의 위선에 대한 국민의 실망감이 더 커진 가운데,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는 은수미 성남시장을 향한 판사의 질타가 공직의 엄중함을 새삼 일깨운다. 수원고등법원 형사1부 노경필 부장판사는 17일 은 시장 항소심 첫 공판에서 “기사 딸린 차량을 1년 가까이 무상으로 제공받고 자원봉사로 믿었다는 것은 너무 순진하고 세상 물정 모르는 생각”이라며 “이런 윤리(倫理) 의식을 가진 분이 인구 100만 성남시장으로서 인지 능력을 가졌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지극히 합당한 지적이다.

은 시장은 제20대 총선에 낙선한 뒤 2016년 6월부터 2017년 5월까지 1년 가까이 코마트레이드 대표 등으로부터 렌터카와 함께 월 200만 원의 월급을 받는 운전기사를 무상으로 제공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이 회사 대표는 조직폭력배 출신으로 알려졌는데, 은 시장 측은 “자원봉사로 알았다. 이 정도의 편의는 사회 상규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항변하고 있다. 1심 재판부는 혐의를 유죄로 인정하면서도 “지방선거에 당선됐고, 시장 직무를 수행하는 데 부적절할 정도의 죄책은 아니다”는 이유로 시장직을 유지할 수 있는 벌금 90만 원을 선고했다. 그러나 노 부장판사는 “만약 성남시 공무원이 똑같은 편의를 받고 ‘자원봉사인 줄 알았다’고 주장하면 무슨 말을 할 것인가”라며 임금은커녕 기름값이나 도로 이용료 한 푼 내준 적 없는 것은 노동착취라고 일침을 놨다. 그러면서 은 시장 개인의 소신을 밝히라고 요구했다.

조국 씨와 함께 ‘사노맹 사건’ 핵심 관련자인 은 시장은 19대 국회의원, 청와대 비서관도 역임했다. 최근 조국 사태 땐 “사노맹에 더 이상 무례하게 굴지 마라”고 엄호했다. 조 씨는 지금도 사회주의자임을 밝히기도 했다. 이런 윤리관과 국가관을 가진 인사들은 대한민국 공직자의 자격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