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안위 “월성1호기 감사발표전 영구정지 가능한지 법률검토 의뢰”

한국당 추천위원 의결 반대에
정부법무공단 통해 법적 검토에 들어가

원자력안전위원회가 “감사원의 감사 결과가 나오기 전에 ‘월성 1호기 영구정지 안건’을 의결하는 것이 법률적으로 가능한지 검토해달라”고 로펌에 의뢰했다. 원안위원 가운데 자유한국당이 추천한 이병령·이경우 위원이 지난 11일 원안위 회의 당시 “감사원의 감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며 의결을 반대한 데 따른 조치로 해석된다.

24일 원안위는 최근 정부법무공단에 감사원 감사 결과 발표 전 원안위의 월성 1호기 영구정지 안건 의결이 가능한지 법률 검토를 의뢰했다고 밝혔다.

이병령·이경우 위원 등 일부 위원들의 반대로 의결이 기약 없이 보류되자, 외부 법률 전문가에게 해석을 요청한 것으로 보인다. 원안위 관계자는 “한국수력원자력이 이미 운영을 중단한 상태로 원안위는 중단 후 안전성 부분을 심의하기 때문에, 한수원이 경제성 평가를 제대로 했는지를 살펴보는 감사원 감사는 원안위 결정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며 “11월 원안위 회의에서 정부법무공단의 법률 검토 결과를 위원들에게 보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회는 지난달 한수원의 월성 1호기 조기 폐쇄 결정의 타당성 및 한수원 이사회 이사들의 배임 여부를 감사해달라는 안건을 의결한 바 있다.

정부법무공단이 감사원 발표 전 원안위의 의결이 가능하다는 해석을 내놔도 의결을 반대하던 위원들이 수용할지는 미지수다. 지난번 회의에서 이병령 위원은 “감사를 통해 한수원의 위법사항이 확인되면 원안위 영구처분이 무효화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경우 위원은 “유효기간이 3년 남은 국가 자산을 지금 영구정지 신청하는 것 자체가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위원들 간 의견이 분분한 데다 정부법무공단의 법률 검토 결과까지 변수로 등장하면서 월성 1호기 영구정지를 둘러싼 갈등은 심화할 전망이다. 대립이 이어질 경우 전원 합의를 목표로 하는 원안위가 안건을 표결에 부칠 가능성도 점쳐진다. 원안위 운영규칙에 따르면 출석위원 3분의 2 이상 동의가 있으면 표결에 들어갈 수 있다.

한편, 25일 열리는 110회 원안위에서는 월성 1호기 안건이 올라가지 않을 예정이다. 한수원 관계자가 일정을 이유로 참고인 출석이 불가능하다고 통보해와서다. 원안위는 11월 회의 전 한수원에 사장 등의 출석을 재요청할 계획이다.

박수진 기자 sujininva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