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1위 - 국민플랫폼 결합… 산업 융복합 ‘퀀텀 점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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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T-카카오 ‘지분 맞교환’

‘기존산업으론 생존 불가’ 판단
단순 협력 넘는 파트너십 체결

“커머스 분야서 혁신 서비스 등
협의체서 구체적 사업 다룰 것”

이동통신사인 SK텔레콤과 포털·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인 카카오가 28일 전격적으로 지분 맞교환을 통해 전략적 동맹을 맺은 건 갈수록 치열해지는 ICT 산업의 미래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국내외 ICT 업계는 기존 산업만으로는 생존하기 힘들다는 절박함을 안고, 일찍이 동종 또는 이종 산업 간 전략적 융합 가속 페달을 강하게 밟고 있다. 이는 각사가 보유한 기술이 연구·개발(R&D)을 통해 최첨단으로 발전하면서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지키게 해주는 원동력이 됐지만, 반대로 융합을 통해 산업을 하나로 묶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특성상 한 가지 분야에서만 잘하는 건 오히려 ‘퀀텀 점프’를 막는 부정적인 요인이 될 수 있어서다.

SK텔레콤과 카카오는 이날 총 3000억 원 규모의 지분 교환을 통해 국민 메신저로 불리는 카카오톡과 5세대(G) 이동통신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의 서비스 역량을 결합해 이동통신 서비스 전반에 걸친 새로운 고객 경험을 제공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카카오의 플랫폼에 SK텔레콤의 이동통신 서비스 이용 및 혜택 등이 결합하면 서비스 혁신을 통해 고객의 편익이 극대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커머스 분야에서는 고객에게 새로운 쇼핑 경험을 제공하는 방향으로 서비스를 추구할 계획”이라며 “SK텔레콤의 미디어 플랫폼과 카카오가 보유한 지식재산권(IP) 역량을 결합해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사례처럼 동종·이종 간 결합은 시대적 흐름이자 현상이다. 실례로 최근 현대자동차가 게임엔진 기업과 손을 잡고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으며, 카카오는 삼성화재와 협업해 모바일보험 사업에 진출했다.

카카오와 SK텔레콤은 원활한 협력을 위해 ‘시너지협의체’를 구성해 운영할 계획이다.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와 유영상 SK텔레콤 사업부장이 협의체의 대표 역할을 수행하고, 정기 미팅을 통해 상호협력 사항에 대한 의사 결정을 할 예정이다. 이번 파트너십 체결을 이끈 카카오 투자전략담당 배재현 부사장은 “이번 협력은 단순한 사업 협력 계약과 달리 상호 주식 교환이 수반돼 더 강력하고 전방위적인 파트너십을 가능하게 할 것”이라며 “최소 1년 이상 상호 지분을 보유하는 동안 속도감 있게 구체적인 사업 협력안을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협약에서 양사는 모빌리티(이동수단) 분야에서의 상생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현재 카카오와 SK텔레콤은 ‘T맵 vs 카카오내비’ ‘카카오택시 vs T맵 택시’ 등의 사업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사업부문에 따라 ‘적과 동지’의 입장이 되는 것이다. 이에 대해 양사 관계자는 “이번에는 모빌리티와 관련한 비전은 내놓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해완 기자 paras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