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뒤처진 ‘금융혁신’>규제에 막혀버린 한국의 핀테크… ‘글로벌 톱100’에 고작 2곳

  • 문화일보
  • 입력 2019-10-30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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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美·호주 선정 핀테크기업

美 18개 최다… 英이 12개
中, 세계 1위 업체 등 11개
韓, 인도·브라질에도 밀려

금융위, 핀테크 활성화위해
내년초 규제혁신 방안 발표


최근 발표된 글로벌 100대 핀테크 기업 명단에 비바리퍼플릭, 데일리금융그룹 등 2개의 한국 기업이 포함됐다. 명단을 보면 미국, 영국, 중국, 오스트레일리아, 싱가포르 등이 급부상하고 있는 핀테크 분야에서 각축전이 치열하다. 반면 한국은 독일, 스웨덴, 인도, 브라질, 프랑스 등에 밀려 10위권 밖에 머물고 있다.

핀테크란 이름 그대로 ‘금융(finance)’과 정보통신기술(ICT)을 뜻하는 ‘기술(technology)’이 결합한 서비스 또는 이러한 서비스를 하는 회사를 가리킨다.

30일 호주의 핀테크 벤처투자회사 H2 벤처스와 미국의 회계 컨설팅 회사 KPMG가 선정해 발표한 ‘2018년 글로벌 100대 핀테크 기업’에 따르면 미국과 중국은 핀테크 분야에서 선도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글로벌 100대 핀테크 기업은 혁신성, 자본조달, 다양성 등을 기반으로 한 50대 선도 기업과 새로운 핀테크 기술로 비즈니스 혁신을 추구하는 50대 신흥 기업들로 구성돼 있다.

미국은 18개의 핀테크 기업을 명단에 올려 기업 수 면에선 1위를 차지했다. 대학생 학자금 재융자에서 시작해 점점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는 소파이, 웨어러블 기기를 지급한 뒤 건강상태에 따라 보험료를 조정하는 혁신적인 보험회사 오스카 헬스, 주식 거래 수수료를 받지 않고 대신 고객 위탁금 자산 운용으로 사업을 영위하는 로빈후드 등이 대표적인 회사들이다. 중국은 명단에 11개의 기업을 올려놓았다.

특히 중국 핀테크 회사들은 50대 선도 기업 가운데에서도 상위에 올라 있는 것이 특징이다. 상위 10개 기업 가운데 앤트 파이낸셜(1위), JD 파이낸스(2위), 두샤오만 파이낸셜(4위), 루팍스 홀딩스(10위) 등 4개 기업이 들어 있다. 앤트 파이낸셜은 중국의 세계적인 온라인 상거래 회사 알리바바의 금융 관계사로 현재 세계 핀테크 업계 1위를 지키고 있다.

전통적인 금융 강국 영국은 핀테크 분야에서도 강점을 보였다. 오히려 중국보다 1개 더 많은 12개 회사를 명단에 올렸다. 오프라인 지점 없이 소상공인 대출에 특화돼 있는 아톰 뱅크가 영국의 대표적인 핀테크 회사다.

차량호출 서비스에서 출발한 싱가포르 그랩이 2018년 글로벌 100대 핀테크 기업에서 3위를 차지했다. 싱가포르는 그랩을 포함해 모두 6개 회사를 명단에 올렸다. 과감한 금융 관련 규제 완화, 정부 차원의 전폭적인 벤처 육성 정책 등으로 핀테크 정책의 모범국가로 불리고 있다. 호주도 핀테크 분야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애프터페이 터치 등 7개의 핀테크 회사가 명단에 올라 있다.

한국에선 비바리퍼플릭이 선도기업 28위에 올라 체면치레를 했다. 데일리금융그룹은 50대 신흥기업 명단에 올랐다. 총 2개의 기업이 2018년 글로벌 100대 핀테크 기업에 포함됐지만, 독일(4개), 스웨덴(3개), 인도(3개), 브라질(3개), 프랑스(3개)보다 밀렸다. 일본, 캐나다, 인도네시아 등과는 동률이다.

한국의 ICT 분야 글로벌 경쟁력을 고려하면 좀 더 많은 기업이 명단에 올라야 한다는 말이 나온다. 그러나 금융 분야의 높은 규제 장벽은 새로운 변화의 바람을 막고 있다. 오프라인 지점 없이 온라인에서 은행 업무를 영위하는 인터넷전문은행 대주주 적격성 문제나 개인 신용정보 활용 문제 등은 ‘한국적’ 금융 규제의 산물로 꼽힌다.

정부는 이러한 비판적인 여론을 의식, 핀테크 활성화를 위해 선제적 규제 개선에 나서겠다고 발표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5일 ‘핀테크 활성화를 위한 규제혁신 전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첫 회의를 열었다. 금융위는 TF를 통해 5개월 동안 핀테크 관련 규제 개선 과제를 발굴·검토한 뒤 내년 3월 종합적인 규제 혁신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지난 9월 취임한 은성수 금융위원장 역시 취임 일성으로 핀테크 규제 완화와 스케일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금융당국이 규제 완화를 통한 핀테크 산업 육성에 대한 강한 의지가 엿보이나 과연 이를 성공적으로 수행할지에 대해서는 의구심이 적지 않다.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한 금융 분야 규제 완화에 대한 비판적인 견해, 핀테크 활성화에 대한 기존 금융권의 반감 등을 극복하며 일을 추진해가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기 때문이다.

오정근 한국금융ICT융합학회 회장은 “한국은 모바일 혁명과 금융 빅뱅에 대한 전반적인 몰이해, 인터넷전문은행의 역할 제한, 빅데이터 활용 제한 등으로 새로운 금융산업 패러다임에서 빠르게 도태되고 있다”며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발맞춘 혁신적인 금융 정책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유회경 기자 yoology@munhwa.com
유회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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