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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골프와 나 게재 일자 : 2019년 11월 29일(金)
“골프는 인연의 장… 저장 전화번호 3500개중 절반이 ‘골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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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태곤 대표가 지난 21일 충남 아산의 ‘아름다운 골프장’에서 드라이버 샷을 하고 있다. ㈜코나비옵티칼 제공
김태곤 ㈜코나비옵티칼 대표

5시간 필드서 함께 걷고 대화
함께 식사·목욕… 술 한잔도
‘사람 공부’하는 최상의 공간
골프 덕 새 사업 도전 행운까지

입문후 6개월 매일 레슨·연습만
첫 라운드 첫 홀 파… 104개 쳐
베스트 74타 비거리 250m 자랑
프로에게 배운 게 장타의 비결


김태곤(56) ㈜코나비옵티칼 대표는 골프로 맺은 인연 덕분에 새로운 비즈니스에 도전하고 있다.

지난 12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김 대표를 만났다. 김 대표는 요즘 대구에서 서울로 자주 올라온다. 안경 프랜차이즈 사업과 홈쇼핑 판매 준비를 위해서다. 20년 이상 광고업을 하던 김 대표는 몇 해 전 한 대학의 CEO 과정에서 만났던 오너와 골프로 친분을 쌓았고, 이후 안경제조 회사 CEO를 맡았다.

김 대표는 ㈜광전애드라는 광고 회사를 인수, 부산으로 이전해 23년간 운영했다. 기업이미지통합(CIP)이 주 업무였다. 그러던 중 코나비옵티칼 오너인 김정민 회장을 만났다.

김 회장은 우연히 안경 코 부분을 자유자재로 조절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었고 미국, 중국, 일본 등지에서 특허를 냈다. 소버(sorber) 기능을 탑재한 이 안경은 동·서양인 코의 높낮이를 자유자재로 맞출 수 있고, 스프링 장치가 있어 땀이 차도 안경이 흘러내리지 않는 아이디어 제품.

2009년 안경사업에 뛰어든 김 회장은 제품 판로를 고민하던 중 마케팅 전문가인 김 대표를 스카우트했다. 코나비는 ‘코 위에 나비가 앉은 것처럼 너무 편하다’는 의미. 안경개발업체로는 가장 많은 투자를 한 기업으로 소문나 있다. 코 부분을 만드는 데 든 연구·개발(R&D) 비용만 40억 원이 넘는다. 안경 사업 합류 2년이 지났다는 김 대표는 “이제 답이 어느 정도 보인다”면서 “해외에서 안경에 대해 긍정적인 시선을 보내고 있고 연내에 홈쇼핑 판매를, 내년 4월엔 가맹점 사업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자신을 “인복이 많은 사람”이라며 “이런 행운은 대개 골프를 통해 좋은 인연을 많이 맺어 온 덕분”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저장한 전화 번호 3500개 중 절반 이상이 골프를 통해 만났던 사람들이라고. 골프로 인해 누구보다 많은 행운을 안았기에 골프를 쳐 후회한 적은 한 번도 없단다.

김 대표가 골프를 시작한 것은 24년 전. 김 대표는 “광고대행사 시절 30대를 넘어서면서 갑자기 ‘골프를 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시작했다”고 말했다. ‘고기 많은 곳에 낚싯대를 드리워야 한다’는 말처럼 골프가 광고 비즈니스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었다. 막연하게 골프채를 사서 연습장으로 가 6개월 치 레슨비를 건넸다. 6개월 동안 필드에 한 번도 나가지 않고 매일 연습장에서 살다시피 했다. 하루에 13박스 연습 공을 치기도 했고, 오후 4시에 연습장에 가 문을 닫을 때까지 있었다. 이렇게 6개월이 지나고 처음 라운드를 했다. 경남 양산의 에이원 골프장이었다. 눈 앞에 펼쳐진 필드가 일품이었다. 김 대표는 자신을 가르쳐 준 프로와 동반한 첫 라운드에서 정확히 104타를 쳤다. 첫날 첫 홀에서 ‘파’를 했고 OB는 없었지만, 산으로 들락날락거린 적도 있었다. 골프를 쉽게 생각했다.

김 대표의 베스트 스코어는 74타. 골프입문 5년쯤 됐을 무렵 에이원CC에서 작성했다. 전반부터 보기 없이 줄버디 3개를 기록하자 동반자들이 “언더파를 치는 것 아니냐”고 채근했다. 그 탓에 후반에 트리플 보기를 범했고, 결국 2오버파로 끝났다. 그늘집에서 막걸리를 몇 잔 마신 게 화근이 됐다. 친선게임을 자주하다 보니 김 대표는 평소에도 전반을 마치면 대개 막걸리를 한두 잔 걸친다. 그래서 후반이면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할 때가 많았다.

김 대표는 3개월 전부터 물이 올랐다. 한동안 사업에 몰두하면서 골프를 멀리했더니 80대 스코어를 넘기기 일쑤였다. 하지만 최근 잦은 라운드 덕에 다시 스코어가 내려갔다. 비거리는 한때 250m였고, 요즘도 230m는 거뜬히 보낸다. 김 대표는 “처음부터 프로에게 배운 게 좋은 스윙 폼을 갖추고 장타를 날리는 비결”이라고 설명했다.

비거리가 좋고 쇼트게임도 깔끔한 편이며 요즘은 10번 중 6∼7번 70대 스코어를 친다고. 김 대표는 최근 지인 초청으로 강원 춘천의 휘슬링락 골프장에 가 생애 첫 이글을 작성했다. 동반자들은 이글 패 대신 내년 1월 해외 골프 여행을 약속했다.

평소 술을 좋아하는 김 대표는 몸 관리를 위해 마라톤을 즐긴다. 별일 없으면 매일 10㎞를 뛴다. 서울로 출장 오면 늘 삼성동 근처 한 호텔에 머문다. 새벽 5시면 호텔을 나와 잠실 석촌호수까지 뛰고 또 호수를 서너 바퀴 돌고 온다. 그는 15년 전에는 헬스 중독이었지만 근육량이 너무 많아 스윙에 지장을 받았다.

50대에 접어들면서 집 근처 동네 한 바퀴를 도는 아침 걷기로 바꿨다. 처음엔 걷기부터 시작해 이후 조금씩 달렸고, 지금은 매일 1시간 30분간 뛴다.

김 대표는 안경 비즈니스에 뛰어들면서 대구가 200년 안경역사를 자랑하는 ‘안경의 메카’라는 사실을 알았다. 안경과 관련 부품 업체만 2000여 곳이나 몰려 있다. 대구의 안경 산업은 10여 년 전부터 중국산 저가에 밀려 고전하고 있다. 하지만 이탈리아 등 기술적으로 우세한 해외 유명 브랜드들은 여전히 대구를 찾고 있다. 지역 업체들과 머리를 맞대 잃어버린 명성을 되찾기 위한 아이디어를 짜내고 있다. 인기 브랜드를 만들고, 안경박물관을 지어 200년이 넘는 대구의 안경 역사를 제대로 보여주자는 취지다.

김 대표는 “골프는 ‘사람 공부’를 하게 하는 운동”이라고 정의했다. 5시간 이상을 페어웨이에서 함께 보내고 밥을 함께 먹으며 목욕도, 때론 술도 함께하기에 다음 만남에선 자연스럽게 대화할 수 있다는 것. 그는 “작은 골프공 안엔 인연에 대한 진리가 있다”면서 “굳건한 인연을 맺어주는 매개체이기에 골프가 참 좋다”고 말했다.

최명식 기자 mscho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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