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푼돈’ 굴리는 젊은층 겨냥 ‘짠테크 상품’ 뜬다

저금리로 투자 위축되자
은행·증권사, 출시 잇따라

1000원 미만 잔돈 저축에
매달 5000원 적립 펀드도
0.1주씩 쪼갠 투자상품도

저금리로 투자 심리가 위축되고 있는 가운데 푼돈이라도 모으고 굴리려는 ‘짠테크’가 주목받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젊은층들이 모바일에 익숙한 점을 이용해 편리하게 잔돈을 이용해 재테크를 할 수 있도록 돕는 ‘잔돈 금융’ 상품과 서비스를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10일 입출금계좌의 1~999원 사이의 잔돈을 자동으로 저축해주는 ‘저금통’을 출시했다고 밝혔다. 카카오뱅크 저금통을 개설하고 ‘동전 모으기’를 선택하면 매일 자정을 기준으로 고객이 선택한 카카오뱅크 입출금계좌에 있는 1000원 미만, 1원 이상의 잔돈이 저금통으로 다음날 이체된다. 실물 저금통에 넣었을 때 저축 총액을 확인하기 어렵다는 점을 이용해 금액을 실시간으로 확인하지 못하고 한 달에 한 번 ‘엿보기’를 통해 확인할 수 있도록 하고 한번 출금할 때 전액 출금만 가능토록 해 ‘재미’ 요소도 갖췄다.

신용카드 소비와 연동해 잔돈을 저금하는 아이디어 상품도 늘어나고 있다. IBK기업은행이 최근 내놓은 ‘평생 설계 저금통’은 카드 결제 때 설정해둔 금액이나 1만 원 미만 잔돈을 결제 계좌에서 적금·펀드로 자동 이체해준다.

KB국민은행의 ‘KB굿플랜적금’ 역시 굿플랜 신용·체크카드 이용금액의 20%를 카드 결제 계좌에서 적금 계좌로 저축하는 상품이다. ‘KB 라떼 연금저축펀드’로는 커피 한 잔 정도의 값인 5000원을 수시로 적립할 수 있다. KDB산업은행은 체크카드 결제 시 설정한 단위 미만 자투리 금액을 적금 계좌에 자동으로 적립하도록 한 ‘데일리 플러스 자유적금’을 판매하고 있다.

나아가 적은 돈으로 주식이나 채권, 현물 등을 소액으로 편리하게 투자할 수 있는 상품들도 적지 않다. 삼성증권은 금 현물(1kg)기초자산으로 하는 파생상품인 ‘삼성 KRX 금 현물 상장지수증권(ETN)’을 선보이면서 1만 원부터 소액 투자가 가능토록 해 투자 편의성을 높였다. 하나금융투자의 ‘커피 머니 불리기’는 보유하고 있는 하나금융그룹 멤버십 포인트 ‘하나머니’의 일부가 매주 자동으로 특판 환매조건부채권(RP) 상품에 투자되는 서비스로, 소액의 유휴 포인트를 활용해 투자할 수 있다. 한국투자증권과 신한금융투자도 해외 주식을 0.1주, 0.01주 단위로 쪼개 투자할 수 있도록 한 서비스를 내놓았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재테크에 관심은 있지만 일정 액수 이상을 할 경우 부담이 될 수 있는 젊은층들 사이에 잔돈이나 자투리 돈을 이용한 상품에 대한 관심이 높다”면서 “금융회사 입장에서는 당장 수익이 높은 것은 아니지만 미래 고객을 끌어들인다는 점에서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세영 기자 g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