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언론 봉쇄하고 범죄자 편들며 檢 공격하는 靑 적반하장

울산시장선거 공작, 유재수 감찰 무마 등에 대한 수사가 한창인 가운데, 청와대가 범죄 혐의자들을 옹호하는 일이 되풀이되고 있다. 우선, 민정수석실 전·현직 인사들이 관련된 업무이긴 하지만, 당사자나 변호인도 아닌 ‘청와대 대변인’이 나선 행태부터 심각한 문제다. 대통령 개인이 관련된 일이더라도 청와대 공조직이 그렇게 동원돼선 안 된다. 대통령이 공무원 임면권(헌법 제78조)을 갖는다는 점에서 검찰 압박과 수사 방해 등 직권 남용에 해당될 수 있다.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15일 유재수 전 부시장의 검찰 기소장 일부 내용이 보도된 것 등과 관련, 이를 부인하는 발표를 했다. 정권 실세들이 텔레그램 단체 대화방에서 인사 문제를 논의하고 감찰 중단 민원 전화를 했다는 내용 등이 “사실이 아니다”는 것이다. 감찰 중단 문제와 관련해선 “감찰 대상자 동의가 없어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례적으로 검찰은 3시간 뒤 언론 취재에 응하는 형태로 “수사를 통해 확인된 사실관계와 증거를 알지 못하는 당사자들의 일방적 주장을 발표한 것에 불과하다”면서, 감찰 중단과 관련해서도 “비위가 나왔는데도 감찰을 중단하는 것 자체가 직권남용이자 직무유기”라고 반박했다. 상식의 눈높이에서 보더라도 검찰 주장이 훨씬 사리에 부합한다.

더 황당한 일은, 청와대 ‘조직’ 차원의 결백을 주장하기 위한 해명의 필요성을 인정하더라도 구체적 근거를 내놔야 한다. 그러지 않고 검찰 수사를 공격하는 것은 범죄 비호를 위한 적반하장(賊反荷杖)일 뿐이다. 이미 청와대는 “캠핑장에서 우연히 만났다”는 등 거짓 발표로 신뢰 상실을 자초했다. 게다가 윤 수석의 발표는 기자들의 질문도 받지 않는 일방적 서면 통보였다. 더욱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퇴임 전 만들어 놓은 ‘형사사건 공개금지 등에 관한 규정’을 강행하는 등 언론 취재를 원천 봉쇄한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여권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신설을 밀어붙임으로써 권력형 범죄 방패막이라는 의구심을 더 키웠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지명되자마자 법무부에서 ‘윤석열 검찰’을 무력화할 인사가 준비되고 있다는 주장도 마찬가지다. 이런 반민주 행태는 반드시 국민 저항을 부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