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車, 겨울철 주행거리 ‘뚝뚝’ 히터 대신 ‘엉따·손따’ 쓰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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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한기 배터리 관리법

엔진 열 발생 안 하는 전기차
히터 쓰면 배터리 소모 빨라

열선 시트·열선 핸들만 써도
보온효과에 에너지 손실 감소

‘배터리 히팅’‘히트펌프’활용
충전시간 단축·저온방전 예방

안전한 겨울을 보내기 위해 자동차 관리에 주의해야 하는 시기가 찾아왔다. 24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겨울철 가장 신경 써야 하는 부품은 배터리다. 특히 전기차 인기가 높아지면서 배터리 관리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현대차 코나 일렉트릭은 올 들어 1만2987대나 판매되면서 전년 대비 판매량이 28.5% 증가했다. 기아차 니로 EV(전기차)는 5995대 팔려 1년 전보다 판매가 74.9%나 늘었다. 현대·기아차는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순수 전기차 2만2398대를 판매했다.

◇전기차 배터리는 겨울이 싫다=전기차는 대부분 리튬이온 배터리를 사용한다. 가볍고 무게 대비 에너지 밀도가 다른 전지보다 높다. 또 자가방전에 의한 전력손실이 적고 ‘기억 효과(memory effect·충전하기 전에 전지가 완전히 방전돼 있어야 하는 성질)’가 없는 게 장점이다. 하지만 온도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는 단점이 있다. 리튬이온 배터리 작동 원리는 양극과 음극 물질의 ‘산화·환원 반응’을 통해 화학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바꾸는 것이다. 고온에서는 전자의 움직임이 너무 활발해져 수명이 단축되는 문제점이 있다. 반대로 저온일 때는 전자의 움직임이 둔해지고 내부 저항이 증가해 화학반응 속도와 전압이 떨어지게 된다. 즉 기온이 떨어지면 충전 시간이 길어지고, 주행 가능 거리는 감소하는 것이다. 미국 환경보호국(EPA)에 따르면 영하 7도에서 1회 충전 시 주행 가능 거리는 영상 24도일 때보다 57%나 줄어든다. 게다가 전기차는 엔진 열로 히터를 작동할 수 없으므로, 난방할 때도 배터리 효율이 떨어지게 된다.

◇추위 속 전기차 효율 올리기=겨울에 전기차 성능을 최대한 끌어올리려면 배터리 효율을 높여야 한다.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가장 간단한 방법은 히터 대신 열선 시트와 운전대 열선 기능을 이용하는 것이다. 단순·무식한 방법 같지만, 히터를 켜는 것보다 에너지 손실이 적고 피부로 직접 온기가 전해지므로 보온 효과도 크다.

배터리 트레이(tray)에 환풍기를 설치해 자동차 실내 공기로 배터리를 가열, 겨울철 배터리 충전 시간을 단축하는 ‘배터리 히팅(battery heating) 시스템’도 좋은 대안이다. 현대차 아이오닉 일렉트릭의 경우, 영하 10도로 떨어진 환경에서 100㎾ 급속충전기로 80%까지 충전할 때 걸리는 시간은 무려 3시간이 넘는다. 하지만 배터리 히팅 시스템을 활용하면 이 시간이 1시간 40분으로 줄어든다. 배터리 히팅 시스템은 저온으로 인한 방전도 막아준다. 대신 에너지 소모량은 더 많아지기에 주행 가능 거리가 감소하는 한계가 있다.

이런 한계를 극복한 기능이 ‘히트 펌프(heat pump) 시스템’이다. 구동 모터, 인버터(직류 전력을 교류로 변환하는 장치) 등에서 발생하는 폐열(廢熱)을 활용한 고효율 난방 시스템이다. 아이오닉 일렉트릭과 코나 일렉트릭에는 배터리 히팅 시스템과 히트 펌프 시스템이 모두 포함된 ‘윈터 패키지’ 선택사양이 제공된다.

한편 겨울에는 항상 배터리를 완전 충전 상태로 유지하는 것이 좋다는 게 자동차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충전 비율이 낮으면 동결로 인해 배터리 케이스 파손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내연기관 차도 배터리 관리는 중요=전기차만 배터리 관리에 신경 써야 하는 게 아니다. 내연기관 자동차도 기온이 영하 10도 이하로 떨어지면 배터리가 자연 방전돼 시동이 걸리지 않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가능하면 실내 주차장을 이용하고, 야외에 주차할 경우 배터리 보온커버나 담요 등으로 감싸주면 도움이 된다. 차를 산 지 3년쯤 됐다면 배터리 수명이 다했을 수도 있으므로, 맹추위가 닥치기 전에 점검을 받는 편이 좋다.

◇기타 월동 유의사항=겨울철 타이어 공기압 점검은 필수다. 온도가 내려가면 타이어 속 공기가 수축해 공기압이 낮아진다. 이렇게 되면 주행 성능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다. 겨울에는 공기를 10% 정도 더 주입하는 게 좋다고 한다.

도심 주행을 주로 하는 대다수 운전자는 사실 1년 내내 사계절 타이어로 버텨도 큰 무리가 없다. 하지만 눈이 많이 내리는 지역이나 빙판길에서 스노타이어가 더 안전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스노타이어는 일반 타이어보다 홈이 깊고, 돌출된 면에 수많은 절개선이 있어 덜 미끄러진다. 비상시를 대비해 스프레이 체인을 준비해두는 것도 도움이 된다. 스프레이 체인은 끈끈한 접착제 성분으로, 타이어에 뿌리면 20∼30분가량 미끄러짐을 감소시키는 데 효과적이다.

기온이 떨어지면 연료탱크 내·외부 온도 차로 탱크 내에 결로현상이 나타나 연료에 수분이 생겨 엔진 고장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연료탱크를 가득 채우는 게 바람직하다. 히터를 작동했는데 뜨거운 공기가 나오지 않는다면 냉각수가 부족할 수도, 기계적 고장일 수도 있으므로 정비소를 찾아가야 한다.

김성훈 기자 tarant@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