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지난 2년 ‘확장재정’은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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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부 명예교수

세금이 잘 안 걷힌다고 난리다. 지난해 11월까지 통계만을 놓고 보면 국세 수입은 2018년 279조9000억 원에서 2019년 276조6000억 원으로 1.18% 줄어들었다. 법인세만 1.59% 늘었을 뿐 거의 모든 세목에서 세수가 줄었다. 소득세 -1.39%, 부가가치세 -0.58%, 교통세 -7.04%, 관세수입은 -11.9%나 쪼그라들었다. 2018년 국세 수입 증가율이 10.6%로 예년에 비해 크게 높았던 것에 비하면 2019년도 -1.18% 세수 위축은 두 가지 측면에서 걱정스럽다.

우선, 올해 징수될 2019년 귀속분 소득세와 법인세는 더 크게 줄어들 우려가 있다. 법인세율 인상 탓도 있었고 세무 전산화가 크게 진전되기도 했지만, 2017년 반도체 호황 때문에 이듬해 세수는 소득세와 법인세가 각각 12.5%와 19.9%나 늘었다. 그러나 반도체를 비롯한 전반적인 수출 부진과 경기 둔화에 따라 2019년 경기는 전년보다 더 나빴으므로 올해 징수될 2019년 귀속분 법인세나 소득세 세수는 지난해보다 더 부진할 것이 걱정된다.

또 하나의 우려는, 소득세와 법인세를 제외한 세목의 세수는 오래전부터 증가세가 둔화 또는 감소로 돌아섰다는 점이다. 예컨대, 부가가치세의 경우 2016년 14.2%의 증가세를 보인 이후 2017년 8.5%, 2018년 4.4%, 2019년(1∼11월) -0.58%로 떨어졌고, 교통세 증가율도 같은 기간 8.9%에서 1.6%와 -1.4%, -7.04%로 추락했다. 즉, 2017년 반도체 특수에 가려서 그렇지 일반적인 세수 기반은 이미 2015, 2016년을 전후해 뚜렷하게 약해졌다. 이 두 사실을 겹쳐서 보면 획기적인 경기 호재가 터져주지 않는 한 올해 이후 세수는 예산대로 징수되지 못하고 크게 부진해질 가능성이 짙다.

이런데도 지난해에 비해 9% 이상 확장한 예산이 편성됐으니 앞으로 재정적자와 국채 발행은 천문학적으로 확대될 것이다. 2019년에 관리재정수지 적자가 이미 45조 원을 넘겼는데 올해에는 정부가 예상하는 72조 원보다 훨씬 커질 가능성이 크다. 성과가 있다면 정부가 재정으로 경제를 떠받치는 건 당연하다. 그러나 성과가 그렇지 못하다는 데 문제가 있다. 문재인 정부 2년(2018, 2019년) 동안 재정 지출은 898조4000억 원 투입됐는데, 직전 2년(2016, 2017년)에 비해 111조5000억 원이나 늘어났다. 이 중 일자리 예산은 32조9000억 원에서 7조5000억 원이나 더 늘었다.

그러나 2016∼2017년 2년 동안 취업자는 54만7000명 늘었는데, 2018∼2019년 사이에는 39만8000명 증가로 14만9000명이 줄어들었다. 제조업 일자리도 같은 기간에 3만8000명 감소에서 13만7000명 감소로 그 폭이 커졌다. 30, 40대 취업자는 19만5000명 감소에서 39만3000명 감소로 더 벌어졌다.

월간 가계소득도 2015년 3분기에서 2017년 3분기까지 2년 동안 가처분소득은 9만2000원 늘었는데, 2017년 3분기부터 2019년 3분까지 2년 동안에는 6만5000원밖에 늘지 않았다. 이전 정부 2년 동안 늘어난 가처분소득의 3분의 2 수준에 불과하다. 이는 물론 세금이나 연금 등 비(非)소비 지출의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2년 동안 이전 정부보다 111조 원이나 더 퍼붓고도 가처분소득이 9만2000원 늘던 것이 6만5000원 느는 것으로 그 폭이 줄어들었다면, 지난 2년간의 확장재정정책 성과는 거꾸로 간 게 틀림없다. 미래의 세수 증대를 보장하는 성장유발형 확장재정정책이 아니라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될 공산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