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보수 야당 심판론 조작’ KBS, 與 선거기구인가

노골적인 편파 보도로 ‘문재인 정권 나팔수’라는 비판도 자초해온 KBS가 제21대 총선을 앞두고 ‘보수 야당 심판론’을 조작까지 하기에 이르렀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산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는 16일 “KBS가 야권에 불리한 여론조사를 뉴스로 내보낸 것은 공직선거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KBS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한 여론조사 결과를 근거로 삼아 지난달 27일 메인뉴스에서 “다가올 총선에서 정부 실정(失政)보다 보수 야당을 심판해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하다”고 보도한 것은 위법이라는 취지다.

해당 보도는 KBS가 국민의 시청료로 운영되는 공영방송이긴커녕 여당(與黨) 선거기구로 전락한 게 아닌지부터 묻게 한다. 미리 내린 결론에 꿰맞춘 답변을 많이 하도록 설문 문항을 엉터리로 작성했다. ‘자기반성 없이 정부의 발목만 잡는 보수 야당에 표를 주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은 객관성이 생명인 여론조사 설문일 수 없다. 보수 야당 심판론에 대해 찬성 58.8%, 반대 31.8%로 나타난 것은 그런 설문 조작의 결과다.

또 다른 공영방송인 MBC 행태도 오십보백보다. 지난 9일 메인뉴스에서 “비례자유한국당으로 전화를 걸면 한국당으로 연결된다”며 불법에 대한 논란이 불가피하다고 했으나, 허위 보도였다. “전화번호가 비슷해서 벌어진 해프닝”으로 둘러대고 넘어갈 일이 아니다. 문 대통령은 16일 방송통신위원회 업무보고를 받으며 “방송의 공적 책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가짜 뉴스나 불법 유해 정보로부터 국민 권익을 지켜야 한다”고 했다. 그 주문은 공영방송에 우선 적용할 상황이라는 사실을 문 대통령부터 알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