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장플레이 경고’ 받은 디섐보 ‘와르르’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27일(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에미리트골프장에서 열린 EPGA 두바이 데저트 클래식 4라운드 10번 홀에서 카트를 탄 경기위원이 브라이슨 디섐보(미국·왼쪽)에게 슬로플레이 경고를 주고 있다. 골프채널 화면 캡처

EPGA 두바이 클래식 최종일
경기위원 “시간 재겠다” 통보
4연속 보기 공동선두서 8위로
속도 강화규칙 발표후 첫 사례

브라이슨 디섐보(미국)가 유럽원정에서 슬로플레이 ‘경고’ 한 번에 무너졌다.

디섐보는 27일(한국시간) 끝난 유럽프로골프투어(EPGA) 두바이 데저트 클래식 4라운드 초반 공동 선두를 달리다 10번 홀에서 경기위원으로부터 슬로플레이 경고를 받았다. 10번 홀 페어웨이를 걷는 디섐보에게 경기위원이 카트를 타고 다가와 “이제부터 시계를 재겠다”고 통보했다. EPGA는 지난주 아부다비 HSBC 챔피언십부터 경기 속도 강화규칙을 시행하겠다고 발표했고, 디섐보는 첫 경고를 받은 선수가 됐다. 디섐보는 공동선두를 달리던 15번 홀(파3)을 시작으로 18번 홀까지 4개 홀에서 내리 보기를 범하며 4타를 잃었다. 합계 5언더파 283타로 선두에 4타 뒤진 공동 8위로 밀려났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도 오는 4월부터 슬로플레이 방지를 위해 강력하게 제재하겠다고 밝혔다. 디섐보는 지난해 8월 PGA투어 페덱스컵 플레이오프 1차전 노던트러스트 2라운드 8번 홀에서 퍼트하는 데 2분 이상 걸리는 동영상이 공개돼 다른 선수들로부터 비난을 받았다. 세계랭킹 1위 브룩스 켑카(미국)는 최근 40초 이내에 샷을 마치도록 하는 규정이 잘 지켜지지 않는다고 말했고,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늑장을 부리는 선수들을 경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에디 페퍼럴(영국)은 당시 트위터에서 디섐보의 느린 행동 때문에 동반자들이 피해를 본다며 디섐보를 향해 직격탄을 날렸다.

디섐보는 이날 공교롭게도 자신을 맹비난했던 ‘원수’ 페퍼럴과 동반라운드를 펼쳤다. 페퍼럴 역시 디섐보와의 어색한 만남 탓인지 출발부터 보기를 쏟아내며 4오버파로 무너져 공동 11위로 내려앉았다.

최명식 기자 mscho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