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는 이미 세계 정상… 일 낼 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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奉 또 다른 페르소나 변희봉
“3년전 호프먼이 먼저 인사해”

“더스틴 호프먼이 먼저 인사한 봉준호, 그라면 해낼 줄 알았어요.”

봉준호 감독의 데뷔작인 ‘플란다스의 개’부터 ‘살인의 추억’·‘괴물’·‘옥자’ 등에 출연하며 봉 감독의 또 다른 페르소나라 불린 배우 변희봉(사진)은 나지막하지만 분명한 어조로 말했다.

지난해 5월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을 시작으로 지난 9일(현지시간) 아카데미 시상식까지 휩쓴 ‘기생충’의 주역들은 19일 열린 결산 기자회견을 끝으로 대장정의 막을 내렸다. 하지만 아직도 “여운이 가시지 않는다”는 변희봉은 19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경사도 이런 경사가 없지 않으냐”며 “다른 사람이 아니라 봉준호이기 때문에 당연히 해낼 줄 알았다”고 말했다.

‘기생충’을 통해 봉 감독의 세계적 위상이 완전히 달라졌다는 평에 변희봉은 손사래를 쳤다. “봉 감독은 이미 세계 정상”이라고 운을 뗀 그는 2017년 ‘옥자’로 봉 감독과 칸국제영화제에서 겪었던 일화를 전했다. 변희봉은 “내 세대에는 더스틴 호프먼이 우상인데, 칸에 왔다는 얘기를 듣고 봉 감독에게 슬쩍 부탁했다. 그런데 봉 감독이 다가가니 그들이 먼저 벌떡 일어나 인사하더라”며 “그때도 이미 봉준호는 최고의 감독이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2017년 췌장암 판정을 받고 휴식기를 갖던 변희봉은 “지낼 만하다”며 “언제든 연기를 할 준비가 돼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하지만 “봉 감독과 언제 다시 일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봉 감독은 아주 확실한 사람이다. 내가 함부로 욕심내서 될 일이 아니다”라고 ‘선(線)’을 지키면서도 “내가 필요하면 연락을 줄 것이고, 그렇다면 나는 최선을 다해 연기할 거다. 연기하다 죽는 것보다 배우로서 기쁜 게 어디 있나”고 되물었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