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일 앞두고 코로나에 묻혀버린 총선… 유세 취소 등 비상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무표정 이해찬(왼쪽)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참석자들의 발언을 듣고 있다. 민주당 지도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 사태가 악화일로를 걷는 상황을 반영해 파란색 당 점퍼가 아닌 민방위복을 입고 회의를 진행했다. 왼쪽부터 이 대표, 이인영 원내대표, 박광온 최고위원. 김낙중 기자

- 코로나, 선거 핵심변수 급부상

與野, 긴급회의 등 대책 논의
이낙연 “필요하다면 추경준비”
심재철 “심각단계로 즉시격상”

후보들 대면 유세 중단에 막막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이 전국적으로 빠르게 확산하면서 21일로 54일 남은 21대 국회의원 총선거의 핵심 변수로 급부상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 등 여야는 21일 현 상황을 ‘비상사태’로 보고 긴급회의를 여는가 하면 추가경정예산 편성 등을 주장하며 분주하게 움직였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골목 상권, 지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할 획기적인 대책을 강구하겠다”며 “영남 지역 선거대책위원장인 김부겸·김영춘·김두관 의원이 긴급 추경 편성을 촉구했는데, 당·정은 민생 경제 활력을 위한 대책을 마련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야당인 통합당을 겨냥해선 “방역 및 실효 대책과 민생 추경에 대한 입장을 분명히 밝혀달라”고 촉구했다. 박주민 최고위원은 “전광훈 목사는 이번 주말에도 대규모 집회를 계획하고 있다고 하는데, 재고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이낙연 민주당 상임공동선대위원장도 이날 KBS 라디오에 출연해 “필요하다면 추경 편성도 준비해야 한다”며 “야당 지도자들은 세금을 쓰지 말라던데, 세금은 이럴 때 쓰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이날 오전 신종 코로나 감염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검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 주에 예정된 공개 일정도 취소하고, 유세 계획을 다시 검토 중이다.

통합당은 이날 국회에서 열 예정이던 원내대책회의를 ‘코로나19 긴급회의’로 대체했다. 심재철 원내대표는 회의에서 “지역사회 전파가 확인된 만큼 정부는 위기 경보를 ‘심각’ 단계로 즉각 격상해야 한다”며 “중국인 방문자에 대해서도 즉각 입국금지 조치를 실행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심 원내대표는 “통합당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 해야 할 모든 조치를 다할 것”이라며 “정부의 방역 대책에도 초당적으로 협력하고 국회 차원의 대책도 잘 마련하겠다”고 했다.

신상진 코로나대책태스크포스(TF) 위원장은 “이 질병은 장기화할 것”이라며 “문재인 대통령의 ‘머지않아 종식될 것’ ‘안심해도 좋을 것’과 같은 발언은 방역 당국의 조치에 방해가 된다”며 “문 대통령은 범정부적 총력 대응에 치중해주기 바란다”고 했다.

신종 코로나가 급속도로 확산하면서 총선을 준비하는 예비후보들의 선거 운동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민주당 경북도당은 확진자가 빠르게 불어나자 대면접촉 선거운동 중단을 선언하는 한편 모든 후보자의 대면접촉 운동 중단을 촉구했다. 통합당 소속 후보들도 많은 인원이 모이는 재래시장 등의 일정을 취소하고 사태 추이를 지켜볼 방침이다.

김유진·윤명진 기자 klu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