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판매 20년만에 첫 ‘-’… 불황에 안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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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보다 사용량 1.1% ↓
산업용요금,첫 주택용 앞질러
脫원전이후 한전 적자 메우려
산업용 전기료 인상 방안 추진
제조업체 부담 가중 지적 나와

지난 한 해 전력 판매량이 20년 만에 사상 첫 역성장을 기록하며 경기 침체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다. 산업용 전기요금도 처음으로 주택용 전기요금을 뛰어넘어 제조업체를 중심으로 산업계 부담이 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4일 한국전력의 ‘전력통계 속보’에 따르면 지난해 1∼12월 전체 전력판매량은 5억2049만MWh로 전년 대비 약 1.1% 줄었다. 2015년 1.3%, 2016년 2.8%, 2017년 2.2%, 2018년 3.6% 등 전력 판매량의 전년 대비 증감률은 지난 1999년 플러스 전환 이후 20년 간 계속 플러스였다. 계약 종류별로 보면 전체 판매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산업용이 -1.3%를 나타낸 것을 비롯해 주택용이 -0.4%, 자영업자 등 일반용이 -0.6%, 교육용이 -1.4%를 기록하는 등 거의 모든 부문에서 역성장했다.

전력 판매량 감소세가 걱정스러운 것은 바꿔 말하면 전력 소비가 감소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산업 생산을 위해 전기가 필요한데 공장 가동률이 떨어지고 생산이 부진하다 보니 그만큼 전력 수요가 줄었고, 이는 경기 위축의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가 신뢰성이 떨어지는 자국 국내총생산(GDP) 통계 대신 경제 현황을 파악하는 데 전력 소비량을 참고한다고 알려졌을 정도로 전력 소비는 경기 동향 파악을 위한 핵심 지표 중 하나로 쓰인다.

아울러 지난해 처음으로 산업용 전기요금이 주택용 전기요금을 앞지른 것으로 나타나면서 산업계의 불안도 커지고 있다. 지난해 계약 종류별 한전 판매수입은 산업용이 30조8213억 원, 주택용이 7조6236억 원이었다. 산업용 판매량이 2억8924만MWh, 주택용 판매량이 7263만MWh라는 점을 고려하면 1KWh(1MWh=1000KWh) 당 산업용은 106.6원에, 주택용은 105.0원에 팔렸다. 산업용이 주택용보다 1.6원 정도 비싼 셈으로 정부가 주택용에 대해서만 누진제 완화 등 혜택을 지속적으로 부여하면서 격차를 줄여나가던 산업용과 주택용 요금이 지난해 결국 역전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이번 정부의 탈(脫) 원전 정책 이후 늘어난 한전 적자를 메우기 위해 산업용 요금 인상 방안도 추진되고 있어 산업계의 불만이 늘 전망이다.

박수진 기자 sujininva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