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초비상>“전산센터 뚫리면 금융 시스템 마비”… 금융권도 ‘초비상’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직장인 확진에… LS용산타워 폐쇄 25일 서울 중구 용산구 방역 관계자들이 LS타워 방역 작업을 마친 뒤 장비를 정리하고 있다. 이 건물 사무실에서 한 근무자가 전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건물이 폐쇄되고 방역 작업이 실시됐다. 연합뉴스

컨틴전시플랜 마련… 긴급대응
CEO 직접 비상상황 진두지휘
본부 핵심인력, 분산 배치 근무
IT센터 대체 사업장도 확보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함에 따라 ‘경제 혈맥’인 금융권이 컨틴전시플랜(비상 계획)을 마련해 긴급 대응에 나섰다. 본점이나 전산센터가 뚫리면 금융 시스템이 마비돼 가뜩이나 어려운 경제운용에 더 큰 혼란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CEO가 직접 비상 상황을 진두지휘하고 외부 비상 사무실 운영, 필수 인원 분산 근무, 필요시 전 직원 재택근무 전환 등의 쓸 수 있는 모든 카드를 동원하고 있다.

25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전날부터 본부 부서별로 핵심 인력을 서울 강남구, 영등포구, 경기 수원 광교와 고양시 일산의 스마트워킹센터 등으로 분산 배치했다. 대체 사무실과 종합상황실도 마련하고 노트북을 이용한 재택근무 환경을 조성해 필요시 언제든 전원 재택근무가 가능하도록 했다.

본부 부서가 4곳에 분산돼 있는 KB국민은행은 상황이 나은 편이다. 정보기술(IT) 부문은 서울 여의도전산센터와 김포 IT 센터에서 분리 근무 중이며, 확진자 발생 시 필수인력이 재택근무를 시행하기로 했다. 필요시 방호복 착용 근무도 할 수 있다. 하나은행은 본점 비상 상황에 대비해 인천 청라글로벌캠퍼스, 서울 중랑구 망우동, 중구 서소문 등에 대체 사업장을 마련했으며, 사업장 한두 곳을 추가로 확보할 예정이다. 분산 근무와 함께 유사시 재택근무안도 마련했다. 대면(對面)접촉이 많은 영업점은 직원의 장갑 착용 등 위생 보호구 강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서울 중구 우리금융 남산타워, 서울연수원 등으로 나눠 근무하는 ‘분산 근무안’을 마련했다. 유사시에는 주·부 담당을 지정해 대체 인력을 투입하기로 했다. NH농협은행은 서울 서대문구 본점 신관 3층에 대체 사업장을 마련했다. 서초구와 경기 의왕시 전산센터의 대체 사업장으로 경기도에 안성센터를 확보했다.

금융투자업계도 비상 체제를 가동 중이다. 한국투자증권은 IT본부와 투자금융본부, 투자상품본부, 리스크 관리본부, 종금부 등 부서별 운영에 필요한 최소 인력은 본사가 아닌 서대문구의 한국투자증권 충정로 교육장에서 근무 중이다. 하나금융투자는 확진 환자 접촉 직원 자가격리와 함께 해당 층 근무 직원 즉시 귀가 조치 및 방역을 했으며, 직원을 두 군데로 분산했다.

KB증권은 대표이사를 위원장으로 하는 비상대책위원회를 가동 중이다.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외부인의 본사 출입을 통제하고 IT, 결제, 자금 등 주요 부서 직원은 분리 근무 중이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전날부터 분리근무와 재택근무를 병행하는 비상근무에 들어갔다. 지난주까지 임직원 자율 선택에 따라 재택근무를 했던 피델리티자산운용은 이번 주부터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재택근무를 시작했다.

박세영·유회경·송정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