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경제基調 전환 없인‘코로나 추경’도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경제 상황이 급속히 악화하고 있다. 이미 문재인 정부의 잘못된 정책으로 경제의 기초 체력이 심각하게 바닥난 상태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초기 진압에 실패한 데 따른 필연적 결과다.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2월 소비자심리지수가 96.9로 전달 대비 7.3포인트나 급락했다. 코로나19 급속 확산은 제대로 반영되지도 않은 수치가 이렇다. 생산 부문도 말이 아니다. 영·호남지역 산업도시 기업들의 가동률이 빠른 속도로 추락하고 있다.

문 정권이 추가경정예산 카드를 꺼냈다. 예상했던 대로다. 문 대통령은 24일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추경 예산 편성 검토’를 지시했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5일 “추경의 국회 통과가 지체되면 긴급재정명령권이라도 발동해 대응해야 한다”고 했다. 야당의 견제가 강할 경우, 대통령의 헌법적 권한을 동원해 국회 입법권을 무력화하겠다는 엄포다. 정세균 총리도 24일 “모든 제도를 두고 검토해왔다”면서 “긴급재정경제명령도 그중 하나”라고 했다.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비상한 대응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잘못된 진단에서 출발한 엉뚱한 처방은 상황을 더 악화시킬 뿐이다. 납세자에 대해선 일말의 미안함도 없이 천문학적 세금 퍼붓기를 권리처럼 내세우는 행태도 문제다.

지금 한국경제는 이념적으로 편향된 경제정책들이 장기화하면서 장기 침체 국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럴수록 정부는 추경 편성과 병행해 적극적인 구조개혁으로 경제 순환 과정에 새바람을 불어넣을 필요가 있다. 기업의 투자 의욕을 꺾거나 소비심리를 위축시키는 기존의 악성 규제를 걷어내는 한편 과감한 법인세 인하 등의 적극 조치를 통해 시장 전반에 경제 기조(基調) 전환의 파란 신호를 보내줘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추경도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다. 역동적 시장경제를 위한 기반을 조성할 수도 있지만 반면 생산적 경제활동을 질식시킬 수도 있는 것이 정부라는 책임 의식을 가져야 한다. 경제 정책 실패와 방역 실패에 대한 시정 및 반성이 없는 추경은 일시적 마취제 이상의 효과가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