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올 봄여름 시즌 유행할 파스텔톤의 패션들. 환한 컬러의 옷은 사람의 마음도 환하게 만든다. 루이비통· 살바토레 페라가모 제공
파스텔 컬러로 일상을 생기있게
민트·레몬·베이비핑크… 산뜻하게 보여
원색·빈티지 컬러 매치 편안한 스타일로
상의·팬츠 채도 다르면 키 작아 보일수도
사람으로 붐비던 도심에도, 쇼핑몰에도 사람들의 자취가 사라지고 도로를 꽉 채운 차량 행렬도 보이지 않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평범한 일상이 멈춰 있다. 바이러스 감염 우려와 공포 속에 어느새 3월의 중반을 맞았다. 속절없이 일 년의 한 분기를 놓친 황당함을 느낄 새도 없이 봄의 시작을 알리는 목련은 봉오리를 맺었고 곧 벚꽃이 우리를 찾아올 것이다. 성큼 다가온 올해 봄·여름 패션 트렌드는 파스텔 컬러다. 봄과 여름에는 흔히 화사한 컬러가 주목받지만, 올 시즌 유독 반가운 이유는 바이러스로 답답하고 무기력한 일상 속에서 밝고 화사한 옷차림이 우리의 기분을 전환시켜 주기 때문이다. 한결 가벼워진 소재의 파스텔 컬러 룩은 상쾌함과 경쾌함을 줘, 봄꽃을 피우듯 우리의 일상에 생기를 더할 것으로 기대된다.
◇로맨틱한 남성들
파스텔 컬러는 2020년 남녀 봄여름 컬렉션 모두에서 선택받았다. 민트, 레몬, 피치, 라일락, 베이비핑크, 파스텔블루 등 달콤하고 사랑스러운 파스텔 컬러의 물결이 런웨이를 수놓으며 성별 구분 없이 로맨틱하고 화사한 룩들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러한 분위기는 몇 시즌 전부터 두드러진 남성과 여성의 경계가 사라진 패션계의 젠더리스(genderless) 영향이라 볼 수 있다.
남성에게 파스텔 컬러는 나른하고 유약해 보이지만 부드러운 이미지로 로맨틱한 청년미를 느끼게 한다. 루이비통은 마카롱 숍에 온 듯 달콤한 파스텔 컬러 조합의 상·하의 스타일링을 선보였다. 가벼운 서머 코트, 팬츠, 반바지, 셔츠, 슈즈까지 팔레트 위에 온갖 파스텔 컬러 물감을 뿌려놓은 듯 경쾌하고 상쾌하다. 에르메스는 파스텔과 무채색 계열 컬러가 만나 성숙한 스타일링을 선보였고 재킷, 카디건, 점퍼처럼 활동적인 디자인의 파스텔색 상의로 시선을 모았다. 이외에도 디올 맨의 파스텔 상의, 로에베의 베이비핑크, 라일락 컬러 상의와 반바지, 살바토레 페라가모, 던힐, 지방시, 폴 스미스 등 남성복에 찾아든 파스텔은 여심을 사로잡을 정도다.
올봄 화사한 파스텔 룩을 근사하게 소화하고자 한다면, 실루엣이나 소재, 옷 입는 마무리까지 꼼꼼히 신경 쓰자. 가벼운 소재와 밝은 컬러는 남성을 왜소해 보이게 만들지만 젊어 보이게 한다. 여유 있고 각진 실루엣의 재킷이나 상의를 입음으로써 체형 축소 효과를 줄이고, 니트는 몸에 맞게 입어 어깨가 처져 보이지 않도록 한다. 차분한 무채색 계열 컬러와 파스텔을 조합해 입으면 마냥 어리지 않고 성숙한 느낌을 연출할 수 있다. 파스텔 컬러 팬츠를 입을 땐 비슷한 채도의 상의와 입어야 키가 작아 보이지 않는다. 허벅지에 근육이나 살집이 많은 경우라면 부해 보일 수 있어 파스텔 컬러 하의는 피할 것. 또 은은한 파스텔 컬러 팬츠는 속옷이 비칠 수 있으므로 입기 전에 속옷 컬러나 패턴이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편안하고 차분한 여성들
올봄 여성 컬렉션은 로맨틱한 파스텔색을 선택하면서도 동화적인 느낌보다 우아하고 차분한 매력을 강조하고, 원색이나 빈티지 컬러와 매치해 편안한 스타일링을 제안하고 있다. 살바토레 페라가모는 파스텔블루, 라일락, 베이비핑크 컬러의 재킷, 셔츠, 미니 드레스로 일상 룩으로 입고 싶을 만큼 컬러나 스타일이 활동적이고 편안해 보였고, 빅토리아 베컴은 베이지와 브라운 재킷에 파스텔 컬러 팬츠를 코디해 모던하고 세련된 스타일의 룩을 보여줬다. 발렌티노는 핑크, 오렌지의 강렬한 네온 컬러 드레스와 함께 로맨틱한 파스텔 컬러 미니 드레스로 화려하고 로맨틱한 느낌을 자아냈다. 또 우아하고 대범한 파스텔 컬러 원피스 드레스도 다수 등장했다. 지방시의 과감한 절개선이 들어간 원피스 드레스, 로에베의 오트쿠튀르 스타일의 시스루 드레스, 미우미우의 레몬 컬러 원피스와 프라다의 베이비핑크 새틴 드레스 등 여성들이 입고 싶게 만드는 룩을 펼쳐 놓았다.
사랑스럽고 자연스러운 매력의 파스텔 컬러는 평소 숨겨둔 여성미를 드러낼 기회가 되지만 밝고 환한 컬러가 자칫 결점을 드러낼 수도 있다. 얼굴색이 창백하고 노란 경우라면 레몬 컬러 상의는 피하고, 립과 아이, 헤어 컬러는 옷 컬러와 맞춰야 어색하지 않고 조화롭게 느껴진다. 파스텔 컬러에 청록, 퍼플, 베이지처럼 강렬한 원색이나 빈티지한 컬러를 매치하면 스타일리시한 레트로 스타일로 연출할 수 있다.
김미경 스타일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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