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순환 기자의 부동산 깊이보기>코로나 팬데믹과 투자의 지혜

글로벌 경제에 코로나19 확산이라는 ‘공포’가 덮쳤습니다. 중국과 아시아를 넘어 유럽과 미국으로 확산하면서 ‘코로나19 팬데믹(Pandemic·감염병 대유행)’으로 치닫고 있지요. 국내외 증시는 폭락하고 실물자산인 금값과 원자재 가격도 떨어지고 있습니다. 이쯤 되면 미국 월가 투자전문가 나심 니컬러스 탈렙의 저서 ‘검은 백조(The black swan)’ 이후 두루 쓰인 ‘블랙스완(Black Swan·도저히 일어날 것 같지 않은 일이 일어나는 것)’이 나타난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지요. 한마디로 미증유(未曾有)의 경제위기입니다. 그렇다면 충격과 공포가 덮친 국내외 경제 상황에서 부동산 시장은 어떻게 될까요. 되돌아보면 한국 부동산 시장은 ‘외부 충격’ 없이는 폭락도, 붕괴도 없었습니다. 정부가 ‘상승(常勝) 집값’을 잡기 위해 초강력 규제와 세금 폭탄에 버금가는 정책을 내놓아도 고질적인 공급 부족과 풍부한 자금 유동성으로 인해 요지부동이었지요. 지난 6년간 국민 살림살이에 비해 집값만 급등한 것이 잘 보여주고 있지요. 하지만 한국 부동산 시장은 외부 충격에는 매우 취약했습니다. 규제보다 외부 충격이 엄습하는 순간, 여지없이 무너졌지요.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사태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가 그렇습니다. 당시 집값은 서서히 내려가며 2∼4년 사이에 최고가 대비 반 토막 난 곳이 많았지요.

코로나19 팬데믹은 글로벌 경제에 이미 전례가 없는 충격과 공포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대외무역에 의존하는 한국 경제에는 ‘악재 중의 악재’이고요. 한국은행이 최근 기준금리를 0%(0.75%)대로 내린 것도 그만큼 위기라는 점을 방증하는 것입니다. 문제는 초대형 악재가 얼마나 갈지 아무도 모른다는 것이죠. 특히 악재가 와도 움직임이 느린(?) 부동산 시장은 더욱 예측불허입니다. 내 집 마련 실수요자나 부동산 투자자들은 이 같은 ‘부동산의 속성’을 명확히 인지하고, 악재에 따른 선행지수(코스피 폭락과 금값 하락)를 중시할 필요가 있지요. 특히 우리나라 주택시장의 ‘대장주(강남권 아파트)’의 가격 흐름을 잘 지켜봐야 합니다. 최근에 나타난 ‘키 맞추기 현상(풍선효과)’과 코로나19 이후 나온 부동산 급매물에 큰 의미를 두지 말고요. 규제와 외부 충격이 부동산 시장을 지배할 때는 IMF 사태와 금융위기 이후에 나타난 집값 변화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합니다. 지금은 부동산 시장뿐만 아니라 한국 경제가 사면초가(四面楚歌)인 만큼 최대한 보수적인 자세를 유지하면서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다가올 골든타임(투자의 적기)을 탐색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