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인터뷰-김황식>“韓·中·日 공존 ‘동양평화론’ 지금도 유효… 안중근 공부하는 일본인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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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중근 사상 지키는 김 前 총리

“안중근 의사의 동양평화론을 높이 평가하고 공부하는 일본 사람들이 많습니다.”

안중근의사숭모회 이사장을 맡고 있는 김황식 전 국무총리는 “안 의사의 동양평화론은 한·중·일 3국이 서로 협력해 공생·공존하자는 것”이라며 “동북아 3개국이 정치, 경제, 군사 공동체를 만들자는 평화사상으로 지금의 유럽연합(EU) 사상을 100년 전에 주창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총리에 따르면 안 의사의 동양평화론은 당시 분쟁 지역이었던 만주 지역에 동양평화회의라는 정치 공동체를 만들고, 한·중·일 3국 청년으로 구성된 군사 공동체를 창설하자는 혁신적인 내용이다. 또 은행과 화폐를 공동으로 만들어 경제 공동체도 구성하자는 사상이다.

김 전 총리는 “동양평화론에서 볼 때 일본이 한국과 중국을 지배하려 하는 것은 정당하지 않은 일이며 이런 침략행위를 주도한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는 3국 공동의 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중·일 3국은 경제뿐 아니라 사회, 문화, 환경 등 모든 분야에 걸쳐 서로 협력할 수밖에 없는 관계이지만 지금은 사이가 좋은 편은 아니다”라며 “그런 의미에서 안 의사의 동양평화론은 지금도 유효하고 가치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 전 총리는 “일본인 중에 안 의사의 인품을 알고 동양평화론을 공부한 사람들은 한국을 이해하고 나아가 좋아한다”며 “26일은 안 의사 순국 110주년이 되는 날인데 해마다 20여 명의 일본인이 추모식에 참석한다”고 말했다.

김 전 총리는 소록도에서 한센인들을 돌본 오스트리아 출신 마리안느 스퇴거(85)와 마가렛 피사렉(84) 간호사의 노벨평화상 추천 범국민추진위원회 위원장도 맡고 있다. 스퇴거와 피사렉 간호사는 20대부터 40여 년 간 소록도에서 봉사활동을 벌였다. 지난 2005년 11월 노령으로 활동이 힘들어지자, 편지 한 장을 남긴 채 소록도를 떠나 고향으로 돌아갔다.

김 전 총리는 “101만여 명의 서명을 받아 노벨평화상을 추천했다”며 “한국에서 노벨평화상 추천 운동이 벌어진 것을 알고 오스트리아뿐 아니라 국제간호협의회도 함께 운동을 벌였다”고 말했다. 그는 “그분들이 소록도에서 행한 숭고한 사랑을 우리가 잊지 않고 있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한국은 고마움을 잊지 않는 나라로 평가받고 있다”고 말했다. 나이팅게일 탄생 200주년인 올해는 세계보건기구(WHO)가 정한 ‘간호사의 해’다.

정철순 기자 csjeong110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