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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박경일 기자의 인생풍경 게재 일자 : 2020년 03월 25일(水)
사태 진정되면 국내관광 활성화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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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의 후폭풍으로 전 세계가 마비되다시피 한 상황에서 위기에 몰린 곳이 어디 한두 곳이겠습니까만, 직격탄이 떨어진 건 여행업계입니다. 급격한 경기침체로 가계생활비는 줄고, 불안한 미래에 소비자들은 지갑을 닫고 있습니다. 유급휴가를 미리 사용한 회사원들은 여행의 시간을 잃었습니다. 개학 연기로 여름방학이 짧아질 테니 시간을 잃은 건 학생도 마찬가지입니다. 급한 불을 끄고 겨우 여행심리가 살아난다 해도 한동안은 감염 우려에 공공장소를 피하려는 심리로 여행이 실제 소비로 이어질지도 불분명합니다.

여행업계는 너나없이 폐업의 위기에 몰려 있습니다. 각국의 코로나19 사태 대응을 두고 ‘전시(戰時)상황’에 비유합니다만, 여행 분야는 세계전쟁의 와중과 다를 게 없습니다. 기왕에 갈 수 있는 나라가 없긴 했지만, 외교부의 ‘전 세계 특별여행주의보 발령’은 마치 여행업의 종언을 뜻하는 선고처럼 느껴질 정도입니다. ‘이제는 접어야 하는 사업’ ‘미련 없이 떠나야 할 직종’ 여행업계에 몸담고 있는 이들이 SNS에 남긴 댓글입니다. “(정치권이) 여야의 표에 도움이 되지 않는 우리에게까지 산소호흡기를 달아줄 리 만무하다”는 자조 섞인 글도 있습니다. 모두 절망을 말하고 있는 지금이야말로, 실낱같은 희망이라도 보여줘야 할 때입니다. 도산의 위기에 직면한 업계에 대한 대출이나 금전 지원 등의 정책도 필요하지만, 소비를 늘리는 과감한 정책도 뒤따라야 합니다. 우선 내국인들의 일상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면 여행이 시작될 것이고, 내국인들의 국내여행이 본궤도에 오를 때 외국인들의 국내관광도 가능해질 겁니다. 그러고 나서 가장 늦게 외국의 감염병 확산 추세에 따라 내국인들의 해외여행도 시작되겠지요.

사태 진정 후 가장 서둘러야 할 것이 내국인들의 국내관광 활성화라는 얘기입니다. 우선, 지난해 말 정부가 약속한 ‘국내 여행경비 중 숙박비 100만 원 소득공제’의 한도액을 대폭 늘리는 방향으로 세법개정안을 마련하고, 국내여행 비용을 파격적으로 깎아주는 세일 행사 등을 기획해보면 어떨까요. 이런 일련의 제안은 관광업계를 살리기 위한 정책이기도 하지만, 감염병 대처에 지친 국민을 위무하는 일이기도 하고, 차갑게 식은 지방 경제의 윗목을 덥히는 일도 될 것입니다.

코로나19의 폭풍으로 여행업계 전반이 마비되고 모든 시스템이 해체되고 있습니다. 변화는 강제됐고 떠밀려서 여기까지 왔습니다만, 이번 기회에 불합리한 관행이나 주먹구구식 영업 행태 등의 문제를 털어내고 여행산업의 든든한 판을 새로 짜는 계기로 삼는 방법을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요.
e-mail 박경일 기자 / 문화부 / 부장 박경일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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