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두산重에 1兆 퍼부으며 탈원전 강경파 공천한 나쁜 정치

국내 유일의 원전 주기기 생산업체인 두산중공업은 ‘알짜 회사’였다. 현대양행을 모태로 하는 이 회사는 세계 최고의 원전 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2016년만 해도 2800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그랬던 두산중(重) 수익이 2018년부터 적자로 곤두박질하더니 급기야 국책은행인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26일 1조(兆) 원 규모의 긴급 자금을 지원하기로 했다고 한다. 이 회사에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

두산중이 이런 처지가 된 한중심엔 문재인 정부 들어 펼친 묻지마 식 탈원전 정책이 있다. 특히, 2017년 말 8차 전력수급계획으로 4기의 원전 건설 백지화와 함께 신한울 3·4호기 건설을 멈춰 세우면서 이 회사가 2조5000억 원을 날린 게 결정타가 됐다. 우량기업을 무리한 정책으로 망가뜨려 놓고, 스러질 것 같으니까 나랏돈을 퍼붓는 블랙코미디 같은 일이 벌어진 것이다. 이 회사가 근본적으로 살아나려면 중단된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가 화급한데 지금으로썬 기대 난망이다. 연쇄 부도 위기에 몰린 원전 부품 협력사 180곳이 ‘신한울 3·4호기라도 건설해 달라’는 호소문을 청와대에 전달했지만 문 정부는 최근 불가 입장을 통보했다.

더 나쁜 행태는 지금도 정치적 접근을 앞세운다는 것이다. 두산중 위기는 경남 남부 지역 총선에 악영향을 미친다. 탈원전을 포기하지 않으면 1조 원을 퍼부어도 단기적 효과밖에 없다는 점에서 총선용 의심을 받을 수밖에 없다. 창원상공회의소는 최근 “탈원전으로 지역경제 다 죽는다”고 호소했다. 또 있다. ‘핵 없는 사회를 위한 공동행동’ 공동집행위원장으로 탈원전 강경파인 양이원영 씨를 민주당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의 후보 9번에 공천했다. 당선이 확실시되는 순번이다. 발표 직책은 에너지전환포럼 사무처장으로 해 ‘탈핵 운동가’임을 희석했다. 겉으로는 원전기업 돕고 지역경제 챙기는 척하면서 탈원전을 ‘마약 끊는 일’에 비유해온 인사를 국민에게 뽑아 달라고 하는 건 심각한 위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