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지침’ 어기고 술집 갔던 美 군인 4명 … 훈련병으로 강등, 월급도 몰수

주한미군, 중사 1명·병사 3명 징계…확진자는 19명, 이중 평택·오산서만 11명

주한미군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고강도 지침을 내린 가운데, 이를 어긴 병사 3명에게 등급 강등과 월급 몰수 등 중징계를 내렸다. 주한미군 내 코로나19 확진자가 19명인데다, 이중 11건이 주한미군사령부 본부가 위치한 평택·오산 기지에서 발생하면서 감염 위험이 커지고 있다는 우려에 따른 것이다.

미 8군사령부는 5일 페이스북을 통해 “코로나19 관련 공중 보건방호태세 관련 규정을 어긴 중사 1명과 병사 3명에게 징계를 내렸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미 8군에 따르면 A 중사는 경기 송탄에 있는 부대 밖 술집을 방문했고, B 병장과 C·D 일병은 동두천 술집에서 술을 마신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미 8군은 A 중사의 경우 2개월간 2473달러의 봉급을, B 병장과 C·D 일병에게는 2개월간 866달러의 봉급을 각각 몰수한다고 밝혔다. 또 병사 3명은 모두 훈련병으로 계급이 강등됐다. 미 8군 측은 “4명에게 모두 45일간 이동 금지와 45일간 추가 근무 등의 명령도 함께 내렸다”고 덧붙였다. 앞서 미 8군은 지난달에도 지침을 어긴 병장과 하사에 대해 1계급을 강등하고, 335만∼377만 원가량을 몰수하는 조치를 취한 바 있다.

현재 평택·오산 미군기지에는 군 보건 방호태세(HPCON)가 세 번째로 높은 단계인 ‘찰리 플러스(C+)’ 단계가 발령돼 있는 상태다. 평택에는 주한미군 본부가 위치해 있으며, 오산 공군기지는 유사시 미군 항공 전략 자산이 이·착륙하는 곳이어서 핵심기능 유지를 위해 보다 고강도 방호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지금까지 주한미군 내 코로나19 확진자 19명 중 11명이 평택·오산 기지에서 나왔다는 점도 미8군이 엄격한 처벌에 나선 이유로 평가된다. 군 관계자는 “앞서 1계급 강등 등의 벌칙을 가한 주한미군이 이번엔 병사들을 ‘훈련병’으로 강등하고 두 달 치 봉급을 몰수하는 조처를 한 것은 엄격한 법 집행으로 보인다”면서 “주한미군 수뇌부가 코로나19 확산 차단을 ‘현행 작전’과 유사한 상황으로 대처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정충신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