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여행업계 “더 강력한 정부지원 필요”

차·철강업계도 “내수 위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내수 시장이 직격탄을 맞은 가운데, 재계는 침체된 소비를 되살리기 위해 정부의 기존 내수 활성화 대책보다 훨씬 강력한 보완 대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20일 오프라인 유통업계는 정부의 긴급 지원이 늦어지거나 여전히 마련되지 않은 데다, 뒤늦은 대책마저 ‘생색내기’ 수준에 그친다고 토로했다. 대기업 면세점의 경우, 지난 2월 정부 대책에서 배제됐다가 3월에 ‘인천공항 임대료 3개월 납부 유예’ 대책만 추가되더니, 논란이 거세지자 4월 들어서야 ‘6개월간 임대료 20% 인하’ 방안이 나왔다. 하지만 인천공항 이용객이 전년 동기 대비 무려 98.3% 감소했는데 20% 인하로는 턱없이 부족한 데다가 내년 임대료 9% 인하를 안 하는 조건을 달아 ‘조삼모사’격이라는 지적이다. 관련 업계는 면세점의 고용 규모가 큰 만큼 조건없는 대폭 지원이 절실하다고 입을 모았다.

지난달 백화점 매출액은 전년 동월 대비 34.6% 감소했으나, 지방자치단체에서 지급하는 지원금 사용처에서 제외됐다. ‘줄도산’ 공포에 떨고 있는 여행업계는 해외여행이 막힌 상태에서 국내 여행 등 관광 내수 활성화 대책이 서둘러 나와야 한다고 호소했다. 정부가 관광기금 신용보증부 특별융자(무담보) 지원을 해주고 있으나, 실제 지급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고 절차도 까다롭다는 하소연이 줄을 잇고 있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상품 개발비, 경영 컨설팅비 등과 같이 직접 지원 형태로 수혈이 이뤄져야 한다”고 하소연했다.

정부는 자동차 내수 진작을 위해 오는 6월까지 개별소비세 감면 조치를 시행 중이다. 하지만 이달을 지나면서 글로벌 공급망 붕괴와 수요 급감 충격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자동차업계는 내수 실적이라도 방어할 수 있도록 추가 대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자동차업계는 공공기관 차량구매 확대, 개소세 감면 연장, 취득세 감면, 유동성 공급 등을 요청하고 있다. 철강업계는 정부가 공공사업을 조기 추진하고, 노후 상수도관 및 열 배관 교체 등 인프라 투자에 나서달라고 요청했다.

유현진·곽선미·김성훈 기자 cworang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