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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19’ 3개월 총정리
변이 왕성해 백신개발 힘들어… 英 “中 IHR 6·7조 위반, 배상해야”
정부, 완화된 거리두기 2주 더
교회·헬스장 사실상 재개 가능
교육계 5월 중순 등교설 솔솔
원격수업과 병행·단계적 진행
각국 115개 백신후보 개발중
빨라도 1~2년 정도 소요 전망
美 코로나사망자 등 최대피해
트럼프 대응실패·키트 불량도
전 세계를 강타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보건·방역은 물론 사회·경제·국제 관계 등을 송두리째 바꿔 놓고 있다. 국내만 해도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지 약 3개월이 지나고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10명 안팎까지 줄었으나 전 세계적인 대유행으로 국면이 전환되면서 종식 시기는 가늠할 수 없는 상황이다. 미국, 프랑스, 독일 등 각국 정상들은 작금의 상황을 전시에 준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확산 방지와 백신·치료제 개발, 경기부양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예기치 않은 감염병 사태로 국내는 물론 전 세계는 ‘미증유’(未曾有)의 길을 걷고 있다.
1. 지금은 통제국면, 2차 유행 오나?
코로나19의 신규 확진자 수가 20일 13명선으로 줄어들면서 감염병 확산이 소강 국면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방역 당국은 ‘2차 유행’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긴장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지난 2월 대한감염학회와 대한의료관련감염관리학회, 대한항균요법학회는 대정부 권고안에서 교류가 많은 주변 국가에서 감염병 유입 가능성을 지적하며 “잠재적인 2차 유행과 지역사회 유행에 대비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가 됐다”고 조언했다. 또 “다음 단계 유행은 지금보다 더 큰 규모로 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 대한의사협회도 ‘스페인 독감’으로 알려진 1918년 인플루엔자 대유행을 언급하며 2차 유행 시 변이에 따라 치명률이 더 높은 바이러스가 확산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국은행도 최근 보고서를 통해 “과거 사례처럼 코로나19가 ‘2차 유행’하면 주요국 경제활동의 연내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2차 유행 가능성을 내비쳤다.
2. 5월 5일까지 사회적 거리 두기 연장, 교회 등 변화는?
정세균 국무총리는 지난 19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이날 종료 예정이던 사회적 거리 두기를 다음 달 5일까지 2주간 추가 연장키로 했다. 다만 지난 4주간 이어진 거리 두기보다는 강도가 한층 완화됐다. 정부는 교회 등 종교시설과 체육·유흥시설, 학원 등 다중이용 밀집시설에 대한 행정명령 수위를 ‘운영 자제 권고’로 낮췄다. 1m 거리 두기 등 방역 수칙을 준수한다면 교회, 헬스클럽 등에서 사실상 영업 재개를 해도 좋다는 의미다. 국립공원 등 일부 공공시설도 다시 문을 열게 될 전망이다. 스포츠의 경우 무관중을 전제조건으로 진행, 프로야구 등도 조만간 새 시즌을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3. 등교수업 언제 어떻게 이뤄지나
일러도 ‘완화된 사회적 거리 두기’가 종료되는 오는 5월 5일 이후 순차적으로 이뤄질 것 보인다. 교육 당국은 구체적인 등교 시점과 방법을 놓고 여전히 ‘신중론’을 고수하고 있다. 개학 후 확진자가 급속도로 늘어난 싱가포르 사례가 반복돼선 안 되기 때문이다. 교육계에서는 당장 5월 6일에 개학하기보다는 1∼2주 시간을 둔 뒤 5월 중순쯤 개학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학교가 방역 등 학생들을 맞기 위해 준비할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또 전 학년이 한꺼번에 등교하기보다는 ‘온라인 개학’처럼 학교와 학년에 따라 단계적으로 진행하되 원격수업과 병행할 것으로 보인다. 일주일에 1∼3일은 등교하고, 나머지는 지금처럼 원격수업을 받는 식이다. 학년별로 등교 요일을 나누는 ‘2부제’ ‘3부제’ 등도 거론된다.
4. 코로나19로 소득급감 시 재난지원금 받으려면
코로나19 사태로 지난 2∼3월 소득이 급감한 소상공인이나 자영업자, 프리랜서 등은 관련 사실을 증빙하는 서류를 작성해 신청하면 지급기준을 충족할 경우 긴급재난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 정부는 소득 하위 70%에 주는 긴급재난지원금 선정기준으로 정한 ‘올해 3월 본인 부담 건강보험료’가 현재의 소득변동 상황을 정확하게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을 고려해 이처럼 보완 방안을 마련, 지난 16일 공개했다. 정부는 긴급재난지원금 추경안이 국회에서 심의·의결되는 즉시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추진할 방침이다. 다만 정부는 건강보험료 기준 소득 하위 70%에 해당하더라도, 시세 20억∼22억 원 안팎의 주택이나 13억 원가량의 예금 등 거액 자산을 보유한 경우 지원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하지만 여야 정치권이 소득 하위 70%로 한정한 지급대상을 ‘전 국민’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데 공감한 상황이어서 국회 심의 과정에서 정부의 지급방안이나 선정기준 등은 변경될 가능성이 있다.
5. 포퓰리즘 비판받는 재난기본소득
기초 지방자치단체도 코로나19 확산으로 파탄 난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해 전 주민에게 1인당 5만∼40만 원의 재난기본소득을 지원하거나 중위소득 100% 이하 가구에 20만∼50만 원의 재난 긴급생활비를 지급하고 나섰다. 이들 기초 지자체는 중앙정부의 긴급재난지원금·광역시도의 재난기본소득에 더해 중복 지원함으로써 재정난을 가중시키는 것은 물론 포퓰리즘식 퍼주기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재명 경기지사의 정책대로 경기도가 전 도민을 대상으로 1인당 10만 원의 재난기본소득을 시행하자 도내 31개 시·군은 앞다퉈 1인당 5만∼40만 원의 재난기본소득 신청을 별도로 받고 있다. 지원금이 가장 많은 곳은 포천시로 1인당 40만 원씩 정부·도 지원금을 포함해 최대 280만 원(4인 가족 기준)까지 받을 수 있다. 강원도의 경우 홍천·평창·인제 등 7개 시·군이 1인당 10만∼30만 원의 재난기본소득을 지원한다. 홍천군이 1인당 30만 원으로 포천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로 많다. 이 밖에 중위소득 100% 이하 가구에 지급하는 재난 긴급생활비로 서울시는 30만∼50만 원을, 경남도는 20만∼50만 원을 선별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다.
6. 코로나19로 인한 한국경제 역성장, 대량 실업 참사
코로나19로 인해 소비에서 시작된 경제 충격이 수출, 고용 등으로 확산하고 있는 것이 각종 경제 지표로 확인되고 있다. 국제기구를 비롯한 각종 기관은 올해 우리 경제가 ‘역성장’할 것이란 전망을 쏟아내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 올해 세계 경제가 1930년대 대공황 이후 최악의 경기 침체를 겪을 것으로 봤다. 대외 개방도와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는 이 같은 세계적인 경기 침체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한국의 올해 경제 성장률에 대한 IMF의 전망치는 -1.2%로 제시됐다. IMF의 예측이 실현될 경우 올해 우리 경제는 외환위기(-5.1%) 이후 22년 만에 뒷걸음질하게 된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코로나19 영향으로 국내 신규 실업자가 최대 33만3000명가량 발생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는 92만2000명의 실업자가 발생했던 IMF 외환위기 이후 역대 두 번째 규모의 대량 실업사태·참사에 해당한다. 지난 3월 기준 총 실업자(118만 명)의 28.2%에 달하는 규모다.
7. 각국 백신 개발 연구 현황은? 언제쯤 개발?
국제 학술지 네이처가 지난 10일 코로나19 백신 개발 현황을 분석한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100여 개의 코로나19 백신 후보가 각국에서 개발되고 있으며, 5개는 이미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 착수한 것으로 분석된다. 네이처 리뷰에 따르면 이달 8일 기준 전 세계에서 연구·개발(R&D) 중인 코로나19 백신은 115개에 달한다. 이 중 78개는 공식적으로 확인돼 R&D가 계속 진행 중이며 37개에 관한 정보는 접근이 제한돼 미확인 상태다. 확인된 78개 백신 후보 중 임상에 돌입한 5개를 제외한 73개는 현재 실험실 차원에서 연구 중이거나 전임상 단계다. 현재 개발 중인 백신 후보 중 72%인 56개는 민간 기업이 주도하고 있다. 나머지 22개는 공공기관 및 비영리학술기관이 개발을 추진 중이다. 미국에서만 36개의 백신 후보가 개발 중으로 전체 46%에 해당한다. 중국에서 14개, 중국을 제외한 아시아와 호주에서 14개, 나머지 14개는 유럽에서 개발 중이다. 전문가들은 백신의 개발까지는 빨라도 1∼2년 정도는 더 기다려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8. 중국에 원인유발 배상금 소송 잇따랐는데?
인도 변호사협회는 국제법률가위원회(ICI)와 공동으로 중국에 20조 달러(약 2경5000조 원) 규모의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법률회사 버먼 법무그룹은 지난 3월 플로리다주 법원에 집단소송을 제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자신이나 가족이 코로나19에 감염돼 피해를 봤다고 주장하는 전 세계 40개국 1만 명을 대리해 소송한다는 방침이다. 배상 논리와 관련, 영국 싱크탱크 헨리 잭슨 소사이어티는 지난 5일 보고서를 통해 ‘상황 발생 시 충분하고 정확한 정보를 세계보건기구(WHO)에 전달해야 한다’는 국제보건규칙(IHR) 6·7조를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중국이 약 3주간 사람 간 전파에 대한 자료를 공개하지 않았고, 감염자 수에 대한 정보를 제대로 제공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이유다. 보고서는 주요 7개국(G7)이 입은 손실만 3조9600억 달러(4815조3600억 원)고, 중국이 배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반면, 반자이 히로유키(萬歲寬之) 일본 와세다대 교수는 “실제 중국의 늑장 통보에 고의성이 있었는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이 때문인지를 증명할 수 없다면 금전적 배상은 어렵다”고 주장했다.
9. 선진국 미국 왜 피해 컸나?
미국은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코로나19 누적 사망자를 기록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초기 대응 실패가 주된 이유로 지적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 코로나19의 존재를 확인하고 2월 미국 내 첫 사망자가 나왔을 때도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한 채 “큰 문제가 없다”는 메시지만 발신했다. 특히 이 시기 정부가 감염자 추적·격리에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사회적 거리 두기’ ‘주요 발병지역 봉쇄’ 등에 뒤늦게 나섰다는 비판론이 높아지고 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만든 불량 진단키트 때문에 미국의 코로나19 초기 검사 확대 및 대응이 늦어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사태 초기에 제대로 된 진단키트가 공급되지 못하면서 검사가 지연됐고 그 사이 코로나19가 미국 전역으로 퍼졌다는 분석이다.
10. 매년 되풀이되나? 중대 돌연변이 발견됐다는데
왕웨이룽 대만 창화사범대 교수가 이끄는 대만과 호주 공동 연구진은 최근 인도에서 발견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중대한 돌연변이라는 연구결과를 생명과학 논문 사전발표 플랫폼(bioRxiv)에 발표했다. 해당 환자는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에서 인도로 돌아왔는데, 이 환자의 바이러스는 현재까지 보고된 변이와 달랐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연구진은 해당 바이러스를 관찰한 결과 바이러스가 인체 내 수용체 단백질인 ACE2에 붙도록 해주는 스파이크 단백질의 수용체결합영역(RBD)에서 변이가 관찰됐다고 밝히면서 “백신 개발 자체를 위협할 수 있는 주요 돌연변이에 관한 첫 번째 보고”라고 자평하기도 했다. 이 논문에 대한 학계 검증은 더 이뤄져야 하는 상황이지만, 코로나19뿐만 아니라 코로나19 바이러스 자체가 돌연변이가 쉽게 발생하기 때문에 백신 개발 등이 까다롭고, 완치된 뒤에도 시일이 지나면 재감염될 가능성도 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확산이 정점을 지난 것 같아도 기온이 낮아지면 다시 유행할 확률이 높다고 분석하고 있다.
최재규·정선형·인지현·박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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