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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시론-이용식 주필 게재 일자 : 2020년 05월 18일(月)
조국·윤미향과 ‘양아치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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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식 주필

불법과 위선 불거져도 되치기
개인 일탈 넘어 정권의 주류化
국익보다 지지층 결집 더 중시

권력까지 가진 ‘기생충’ 더 위험
파시즘 볼셰비즘 惡性과 야비함
성실한 삶이 존경받는 기초 붕괴


조국 부부와 윤미향 당선인 같은 부류가 득세하는 세상이 됐다. 시민 참여와 기부로 운영되는 시민단체(NGO)의 도덕성과 투명성은 생명과 같다. 사기꾼이 아니라는 신뢰 위에서 활동도 모금도 보장되기 때문이다. 이런 존립 근거를 허무는 온갖 불법과 위선이 들통났지만 ‘친일세력 발악’으로 되받아친다. 최근 정경심 씨 재판정에서는 연일 기막힌 증언이 터져 나온다. 모든 사람이 도덕군자일 순 없지만, 양상군자임이 드러나면 공인(公人) 코스프레는 접어야 한다. 그런데 당당하게 발뺌한다. 윤 당선인은 “6개월간 가족과 지인들의 숨소리까지 털린 조국 전 법무장관이 생각난다”고 했다. 유유상종이다. 정치 이념이나 정책 차이 이전에 ‘인간의 조건’부터 의심케 하는 문제다.

이런 인식이 개인 차원에서 끝나면 별문제가 없지만, 정치권력의 주류처럼 되면 문제는 심각해진다. 여권 인사들은 윤 당선인을 두둔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조국 전 장관에게 ‘마음의 빚’이 있다고 했고, 형사범죄 피고인이기도 한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와의 통화에서는 ‘권력기관 개혁’을 당부했다. 이런 문 정권이 총선에서 압승해 행정·사법·입법의 3부를 모두 장악했다. 제4부라는 언론, 특히 관변 언론, 제5부로도 불리는 NGO에 대한 영향력도 상당하다.

이런 자신감 때문인지 여권에서는 ‘내로남불’ 차원을 뛰어넘는 몇 가지 위험한 경향이 더 뚜렷해졌다. 첫째, 양심은 중요하지 않다. 양심 세력인 것처럼 비치기만 하면 된다. 1980년대 운동권에서는 ‘네차예프의 교리문답’처럼 목적 실현을 위해 인륜과 도덕도 버려야 한다는 흐름도 있었다. 둘째, 명분과 개념을 선점하면 그만이다. 진정성 있는 노력은 중요하지 않다. 정의, 공정, 평등, 생명, 기억, 평화, 인권 등이 대표적이다. 교육 평등을 앞세워 수월성 교육 기회를 없애면서, 자신의 자녀들에겐 특별한 기회를 만들어준다. 평화와 인권을 외치면서 북한 핵무기와 북한 주민 인권은 내팽개친다.

셋째, 다음 세대는 생각할 필요 없다. 오직 다음 선거가 중요하다. 미래 세대에 부담을 떠넘기는 줄 알면서도 대통령과 여당 대표가 국채 발행을 독려한다. 반면에 정년 60세 법제화, 노동시장 경직성 탓에 청년 취업의 문은 더욱 좁아졌다. 인구가 감소하는데 공무원은 늘린다. 이런데도 3040세대의 지지는 확고하다. 최대 피해 계층으로부터 최대 지지를 받는 아이러니는 야당 무능과 전교조 교육 덕분일 것이다. 넷째, 국익보다 지지층이 먼저다. 탈원전은 세계적 미스터리다. 경쟁력이 초일류이고, 시장도 확대일로다. 한국형 원전(APR 1400)에서는 스리마일·체르노빌·후쿠시마 같은 사고나 방사능 오염이 일어날 가능성이 없다. 지지층만 챙기는 것 아니고는 설명할 길이 없다. 실제로 탈핵 운동가가 비례대표로 당선됐다.

영화 ‘기생충’에서는 등장인물들이 위선적 삶을 살면서도 부끄러운 줄 알고 자신을 감추며 자제하려 했다. 생물학적으로도 기생충은 비열하지만 탐욕스럽진 않다. 숙주가 잘 살아야 기생충도 살 수 있기 때문이다. 조국·윤미향 같은 경우는 훨씬 나쁘다. 잘못이 드러나도 뻗대고, 오히려 문제를 제기하는 측을 궤변과 힘으로 굴복시키려 든다. 뒷골목에서 힘없는 사람을 이용하거나 협박해 뜯어먹는 ‘양아치’와 같다.

탁월한 선전선동술로 권력을 장악하는 것은 파시즘의 특징이다. 초대형 현수막과 야간 촛불·횃불 행진은 아돌프 히틀러와 요제프 괴벨스의 발명품이다. 민주집중제 미명으로 권력을 독점하는 것이 볼셰비즘의 특기다. 조직 내 비판을 종파주의로 몰아 숙청하는 중요한 이유는 특권층 비밀 유출을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386세대 주역들은 대학 운동권 시절부터 이런 방식에 익숙하다. 파시즘과 볼셰비즘 악성(惡性)에 사욕과 야비함까지 보탠 ‘양아치즘’ 조짐이 보인다.

현재 정치 정세로는 현 여권이 2022년 대선, 2024년 총선을 넘어 2027년 차차기 대선까지 7년 더 국정을 책임질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모든 일엔 양면성이 있다. 선거 과정에서 정리했어야 할 문제들이 누적되면 언젠가 더 급격히 폭발한다. 민심의 바다는 권력의 배를 띄우기도, 뒤집기도 한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양아치즘이 권력에 똬리를 틀면 성실하게 노력하는 사람이 존경받는다는 정신적 기초가 부정되고, 대한민국 70여 년 공든 탑도 7년이면 무너진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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