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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골프와 나 게재 일자 : 2020년 05월 22일(金)
“골프 덕에 대인기피증 벗고 사업 번창… 내 삶의 활력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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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상철 대표가 지난 17일 경기 포천시의 포천힐스 골프장 1번 홀에서 출발에 앞서 몸을 풀기 위해 드라이버로 스윙연습을 하고 있다.
강상철 ㈜강고집 대표

“라운드하자” 商議회장 제의에
50세 넘어 다시 입문한 골프
맹연습후 나간 필드는 ‘별천지’

잔디 밟으며 사람들과 대화하면
아이디어·영업 능력 절로 생겨
라운드 전날 소풍가듯 늘 설레
골프, 내가 살아있음 느끼게 해


강상철(56) ㈜강고집 대표는 요즘 골프에 푹 빠져 있다. 라운드를 앞두곤 어릴 적 소풍 가듯 늘 마음이 설렐 정도란다.

지난 15일 경기 남양주시 용정산업단지 내 ㈜강고집 본사에서 강 대표를 만났다. 강 대표는 50세가 넘어 늦게 시작한 골프라는 운동이 너무 좋다. 그는 1년도 채 안 돼 지역 경제인 골프 모임 총무를 맡겠다고 자원했다. 그리고 이젠 만나는 사람마다 골프를 배우라고 권하는 ‘골프전도사’가 됐다. 강 대표는 “라운드 전날엔 마치 소풍날을 잡은 것처럼 ‘무슨 옷을 입고 갈까’라는 즐거운 고민에 빠지곤 한다”면서 “골프장에 가더라도 사업엔 지장이 없어야 하기에 폭발적인 능력을 발휘해 신나게 일을 한다”고 말했다.

강 대표는 서울에서 여러 차례 사업에 실패한 후 남양주로 이사와 건어물 유통업에 손을 댔다. 그간의 실패를 거울삼아 1996년 브랜드를 도입했다. 나름 좋은 제품을 만들었지만, 판매는 늘 한계에 부딪혔다. 재기를 위해 술과 담배를 끊었다. 잇따른 사업실패와 두려움으로 우울증이 찾아왔다. 보다 못한 그의 아내가 “이젠 사람들과도 어울려라”고 조언했고 그는 지역 상공회의소 모임에 나갔다. 이후 절치부심 끝에 ‘명가 멸치’라는 브랜드로 백화점에까지 납품하는 등 자리를 잡아갔다. 2016년 이른바 김영란법 시행을 앞두고 선물세트 사업이 점차 어려워질 것이란 생각이 들어 사업 방향을 틀기로 했다. 고민하던 중 때마침 배운 골프가 큰 도움이 됐다. 지금도 지역 기업인들은 상공회의소를 매개로 골프 교류를 하고 있다.

강 대표는 골프를 몰랐던 데다 대인기피 증세까지 있었기에 “일이 바쁘다”는 핑계를 대고 골프모임에 늘 빠지곤 했다. 어느 날 상공회의소 회장이 “내년엔 라운드나 한번 하자”고 권했고, 강 대표는 무심결에 “그러겠다”고 답했다. 상공회의소 회장은 골프를 안 하는 그가 겨울 동안 내심 골프를 배우길 기대했던 것. 2016년 봄이 되자 상공회의소 회장이 강 대표에게 이번 골프모임엔 꼭 나오라고 신신당부했다. 아차 싶어 “딱 두 달만 시간을 달라”고 요청했다. 강 대표는 20대와 30대 시절 골프를 시작했다가 그만둔 적이 있다. 연습장에서 ‘똑딱이볼’만 치니 싫증부터 났고, 골프가 체질이 아니라는 말을 듣곤 미련 없이 골프채를 손에서 놓았다. 그러나 50세가 넘어 배울 때는 마음을 단단히 먹었다. 티칭 프로에게 두 달 안에 필드에 나갈 수 있도록 해달라고 부탁하면서 골프채를 다시 잡았다.

강 대표는 골프를 배우면서 국물 팩 전문회사로 새롭게 출발했다. 언제 어디서나 간편하게 즐기는 트렌드를 활용키로 한 것. 100% 국내산 천연재료만을 고집한다는 의미에서 회사 이름도 ‘강고집’으로 정했다. 골프 모임에서 시제품을 참가상으로 나눠줬더니 반응이 폭발적이었다. 강 대표는 4년 만에 국내 단일 공장으로는 가장 큰 규모로 성장시켰다. 올해부터는 시장점유율을 더 끌어올리고 단체 급식에도 진출했다. 내년 100억 원대 매출을 눈앞에 두고 있다.

그는 2016년 6월 첫 번째 주말에 경기 가평의 청평 마이다스밸리에서 처음 라운드했다. 골프장에 펼쳐진 잔디를 보니 별세상이었다. 그늘집에서 동반자들과 막걸리 한 잔씩 나눠마셨던 느낌을 지금도 잊을 수 없다. 15년 동안 끊었던 술을 처음으로 마신 날이었다. 경남 거제 출신인 강 대표는 중학생 시절엔 탁구를, 고교생 시절엔 복싱을 배웠다. 운동감각은 좋은 편. 골프를 시작한 지 6개월이 지난 2016년 말 100타를 처음 깼다. 하지만 한동안 바쁘다는 핑계로 연습을 게을리했고, 골프장에서 동반자들에게 민폐를 끼칠 정도로 톡톡히 망신을 당한 적도 있다. 그날로 본사 건물 옥상에 간이연습장을 만들었다. 이후 하루에 3∼4번씩 시간 날 때마다 옥상 연습장에 갔다. 이렇게 한 달을 매일 연습하니 샷이 달라졌다. 집에는 퍼팅 매트를 깔아놨다. 라운드 경험이 적었지만, 기량은 확연히 달라졌다. 특히 퍼트가 너무 쉬워졌고, 핀 근처로 붙이는 거리감이 좋아졌다. 지금은 간이연습장은 철거하고, 지하에 스크린 골프를 설치해 직원들과 함께 이용하고 있다. 강 대표는 대학가요제에 출전할 정도로 음악 감각이 뛰어난데, 리듬감은 골프 실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됐다. 이렇게 2018년 평균 80대 중반 타수를 쳤고 지난해엔 70대 타수에 곧잘 진입했다.

골프 구력 4년에 불과한 강 대표의 베스트 스코어는 2오버파 74타다. 지난해 봄 경기 가평의 썬힐골프장에서 작성했다. 강 대표가 갖고 있는 스코어카드에는 1언더파를 친 기록도 있지만, 후한 동반자를 만나 ‘기브’를 몇 차례 받았던 게 마음이 걸린다. 강 대표는 지난해 10월 처음 갔던 경기 양평의 스타 휴 골프장 휴 코스 12번 홀(파5), 13번 홀(파4), 14번 홀(파3)에서 ‘사이클 버디’를 작성했다. 12, 13번 홀에서 그린에 올리지 못하고도 모두 칩인 버디를 챙겼다. 14번 홀에서는 7m나 되는 쉽지 않은 버디 퍼트를 성공시켰다.

강 대표는 제품을 새로 개발하고 잘 만드는 것은 자신 있었지만 제대로 팔 줄은 몰랐기에 실패를 맛보곤 했다. 하지만 골프를 접한 후 달라졌다. 그는 “일을 할 때 열심히 한다는 말은 들었지만 설렘은 없었다”며 “내가 살아 있음을 느끼게 해준 건 골프”라고 말했다. 골프장에 가 사람들과 자연스레 대화하면서 말문이 터지기 시작했고 아이디어도 떠올랐으며 영업 능력이 생겨났다. 사업에 골프가 큰 영향력을 미친다는 사실도 알았다. 강 대표에겐 골프가 가져다준 축복. 강 대표는 “10년이 지나 60대 중반을 넘겨서도 지금처럼 골프에 대한 열정은 식지 않을 것”이라면서 “함께 골프 치고 싶은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남양주 = 글·사진 최명식 기자 mschoi@munhwa.com
e-mail 최명식 기자 / 체육부 / 부장 최명식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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