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불법합병’ 의혹… 이재용 부회장 檢출두

檢, 피의자 신분 비공개 소환
삼바 분식회계 개입 등 조사

‘삼성 불법 합병 및 회계부정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26일 오전 이재용(52)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공개로 소환해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 부회장이 검찰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한 것은 2017년 2월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뇌물을 건넨 혐의로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구속돼 조사받은 이후 3년 3개월 만이다.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부장 이복현)는 이날 오전 8시쯤 이 부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를 벌이고 있다. 지난해 생긴 형사사건 공개금지 규정에 따라 이 부회장의 출석 장면은 공개되지 않았다. 이 부회장은 검찰로부터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와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을 통해 그룹 지배력을 부당하게 확대해왔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지배구조 개편의 일환으로 삼성물산이 합병과정에서 회사 가치를 고의로 떨어뜨렸다는 것이다. 검찰은 이 부회장을 상대로 합병과정에서 불거졌던 각종 불법적 회계부정과 관련해 당시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등과 주고받은 지시·보고 관계에 대해 캐묻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팀은 이 부회장을 상대로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를 위해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과정에 관여했는지와 이 과정에서 기업가치 평가 등에 영향을 줬는지 등에 대해서도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검찰은 이 부회장을 소환하기 전 삼성 사장급 임원들을 수차례씩 불러 조사하는 등 당시 합병을 둘러싼 의사결정 과정을 놓고 전방위적인 수사를 벌여왔다.

이희권 기자 leeheke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