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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게재 일자 : 2020년 05월 26일(火)
친한 사람이 뇌물 주면 집행유예?…유재수 1심 ‘갸우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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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뉴시스] 금융위원회 국장 시절 뇌물수수 등 혐의를 받고 있는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이 지난해 11월 27일 오전 서울 송파구 서울동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참석하고 있다.2019.11.27.
재판부, 뇌물수수 직무관련성·대가성 모두 인정해
양형사유서 돌연 “사적 친분관계…선의로 볼 여지”
양형 기준, 3000~5000만원 미만 경우 기본 3~5년


금융위원회 재직 당시 뇌물수수 혐의를 받는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에 대해 1심 재판부가 집행유예형을 선고한 이후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법원이 직무관련성과 대가성을 인정하면서도 ‘사적인 친분관계’를 들어 이같은 형을 선고했기 때문이다.

25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동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손주철)는 지난 22일 뇌물수수, 수뢰후부정처사, 부정청탁및금품등수수의금지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받은 유 전 부시장에게 징역 1년6개월,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또 벌금 9000만원과 추징금 4000만원도 선고했다.

유 전 부시장은 당일 바로 석방됐다.

재판부는 유 전 부시장의 혐의 중 뇌물수수 부분을 유죄로 보고, 청탁금지법과 수뢰후부정처사 부분은 무죄로 봤다.

유 전 부시장은 “정을 주고 받은 것”이라고 하는 등 재판 과정 내내 뇌물 혐의를 부인했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특히 뇌물죄 성립의 핵심인 유 전 부시장과 공여자들간 주고받은 금품에 직무관련성과 대가성이 있다고 봤다.

유 전 부시장이 공여자들에게 재산상 이익을 수수할 당시 영향을 직접 미칠 수 있는 부서에서 일하지는 않았지만, 이전에도 관련 부서에 일한 적이 있고 추후 해당부서로 이동할 수 있는 개연성이 있었다는 것이다.

또 금융위에서 오랜 기간 근무한 유 전 부시장이 공여자들이 운영하는 회사와 관련된 업무를 담당하는 금융위 내 공무원들에게 직·간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판단했다.

이와 관련해 재판부는 “공여자들 회사에 대해 포괄적 권한과 금융위와 회사 간 업무적 밀접성, 피고인의 경력이나 지위를 보면 직무관련성을 부인하기 어렵다”고 했다.

아울러 대가성에 대해선 유 전 부시장과 공여자들 사이에 일정한 사적 친분관계가 있더라도, 업무상으로 알게 된 사이고 이는 단순한 사적관계만으로 보기 어렵다고 봤다.

그런데 재판부는 판결의 마지막 부분인 양형 이유에서 돌연 ‘친분관계’를 인정하는 언급을 했다.

재판부는 일단 “뇌물 범죄는 직무집행의 공정성을 해할 우려가 있을 뿐만 아니라 사회적 신뢰를 훼손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책임이 가볍지 않다”며 “이 사건 범행은 금융위 공무원인 피고인이 금융위에게 직간접적 영향력을 받는 회사를 운영했던 공여자들에게 반복적으로 뇌물을 수수한 것으로 비난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다만 피고인과 공여자들 사이에 사적인 친분관계가 있었던 점은 부인할 수 없고 사적인 친분관계도 이익 등 수수의 큰 이유가 됐던 것으로 보인다”며 “피고인으로서는 공여자들이 사적 친분관계에서 선의로 재산상 이익 등을 제공한다고 생각했을 여지가 전혀 없지는 않다”고 봤다.

즉, 뇌물 관련 혐의들 모두 직무관련성과 대가성이 있다고 판단하면서도 양형 산정에서는 ‘사적인 친분관계’도 금품 수수의 의미있는 이유로 본 것이다.

비록 무죄가 나온 것은 아니지만, 결국 유 전 부시장 측의 주장이 일정 부분 받아들여지면서 집행유예가 나온 셈이 됐다.

유 전 부시장 측은 자신과 공여자들이 길게는 10여년간 알고 지내며 가족의 대소사를 챙겼고, 비록 금품은 수수했지만 친분관계에서 부탁을 한 것이지 절대 뇌물은 아니라는 주장을 해왔다. 유 전 부시장은 금품에 대해 “정을 주고 받은 것”이라는 표현을 쓰기도 했다.

하지만 공여자가 총 4명인데다가 금품수수의 내역이 다양하고 장기간 이뤄진 점을 볼 때 양형사유에서 ‘사적인 친분관계’를 언급하는 것이 합리적인지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제기된다.

더구나 앞선 공판에선 증인으로 나온 업계 관계자 다수는 유 전 부시장이 먼저 요구해 금품 등을 제공했다고 밝혔다.

한편 재판부가 공여자 4명의 금품수수 영역을 각각 나누어 판단한 것도 양형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은 한 사람에게 받은 뇌물액이 3000만원 이상일 때 적용된다. 유 전 부시장이 받은 뇌물 총액은 총 4000여만원이지만 각 공여자들로부터 받은 뇌물 액수를 나누어 보면 모두 3000만원 미만이다. 개개인별 수수액이 많지 않았던 점도 집행유예형을 결정하는데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법원 양형기준에 따르면 뇌물수수액이 3000만원 이상 5000만원 미만일 경우 양형 기준은 기본 3~5년이며, 가중 처벌은 4~6년, 감경될 경우는 2년6개월~4년이 적용된다.

대법원은 뇌물죄의 경우 적극적으로 요구하고 반성도 하지 않는 등의 사유가 겹치면 실형을 권고한다. 또 3급 이상 공무원에 대해 (수뢰자의) 적극적 요구, 2년 이상 장기간의 뇌물 수수 등을 양형의 가중요소로 정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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