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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이 남자의 클래식 게재 일자 : 2020년 05월 28일(木)
궁정 벗어나 카페 앞 광장서… 평민에게 음악을 600회 선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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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흐의 ‘열린 음악회’

귀족만 향유하던 음악회 개방
커피 하우스서 연주하려 작곡
지독한 커피사랑 짐작하게 해


‘음악의 아버지 바흐(1685∼1750).’ 누가 붙여 놓은 별명인지 그 출처는 불분명하지만 이 수식어에 이의를 제기하는 이는 아무도 없을 것이다. 고전 음악의 대명사격인 모차르트나 베토벤, 슈베르트 등 모든 위대한 음악가들의 뿌리를 찾아 거슬러 올라가면, 그곳엔 클래식 역사상 가장 위대한 작곡가 ‘바흐’라는 원천이 있다. 두툼한 얼굴을 한 그의 초상화에서 알 수 있듯이 바흐는 굉장히 건장한 체구였다. 그의 유골을 분석한 결과 당시 유럽 남성의 평균 신장인 160㎝보다 머리 하나는 더 큰 180㎝ 정도로 추정된다고 한다. 혈기왕성한 젊은 시절엔 칼을 들고 싸움을 해서 재판까지 받았을 만큼 다혈질적인 기질도 있었다.

독일 고전음악 역사상 가장 위대한 3인을 일컬어 ‘3B’라고 한다. 그 선두에 바흐가 있고 베토벤, 브람스가 뒤를 잇는다. 이 세 작곡가의 또 다른 공통점은 ‘커피 마니아’였다는 점이다. 베토벤은 ‘60알의 원두는 나에게 60가지 음악적 영감을 준다’며 매일 아침 한 알 한 알 세어가며 커피를 내렸다고 한다. 아마 당시 커피값이 비쌌기 때문일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브람스는 그 누구도 자기처럼 진하고 깊은 향의 커피를 내릴 수 없다며 자부심을 갖고 있는데 매일 아침을 담배와 손수 내린 커피 한잔으로 열었다고 한다. 이에 한술 더 떠 바흐는 커피를 두고 벌어지는 실랑이를 다룬 작품을 작곡했다. ‘커피 칸타타’로 잘 알려진 이 작품은 ‘조용, 조용. 잡담하지 마세요!’라는 테너 가수의 서창(Recitativo)으로 관객의 주의를 집중시키며 시작한다. 1732년에서 1735년 사이에 작곡된 ‘커피 칸타타’는 그 제목만 봐도 18세기 독일인들의 커피에 대한 사랑을 짐작할 수 있게 한다.

독일 최초의 커피숍이 생긴 건 1721년 베를린에서였다. 당시 독일의 커피숍은 지식인들의 사교의 장이자 토론의 장으로 상당한 인기를 끌었고 전국적인 커피 열풍이 불었다. 독일의 보수층은 커피가 저급하고 천박한 외래문화의 유입이라며 연신 비난했으며 의사들은 여성에게 불임을 유발하며 피부를 검게 한다고 거짓 경고를 하기도 했다. 이런 말도 안 되는 이유의 속내에는 수입된 커피 수요의 증가로 인한 맥주 소비의 하락에 대한 걱정, 그리고 커피숍으로 모여든 지식인들의 정부 비판과 여론 형성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다.

지금은 오픈 에어(Open air)라는 형태의 시민들을 위한 야외 연주가 흔해졌지만 당시 음악은 궁정이나 귀족들만의 전유물이었다. 이런 형태의 연주는 음악의 아버지 바흐가 남기고 싶었던 또 하나의 유산이었을까? ‘커피 칸타타’라는 이름의 고상할 것만 같은 이 작품은 바흐 본인이 즐겨 찾던 라이프치히 ‘치머만 커피하우스’에서 연주하기 위해 작곡한 작품이다. 궁정이나 귀족의 살롱에서나 흘러나오던 음악을 모두의 장소에서 모두를 위해 들려주기 위해서 말이다. 날씨가 좋은 계절엔 야외 광장에서, 추운 겨울엔 커피하우스에서, 바흐는 모두에게 개방된 열린 음악회를 약 600회나 열었다고 한다.

안우성 클래식 월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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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칸타타 바흐작품번호211


커피를 광적으로 좋아하는 딸 리스헨(소프라노)에게 아버지 슐레드리안(베이스)은 이제 그만 커피를 끊을 것을 강요한다. 하지만 딸은 다른 건 다 없어도 괜찮지만 커피만은 마셔야겠다며 아버지에게 맞선다. 그녀는 아버지에게 결혼 승낙을 받아낸 후 혼인 계약서에는 ‘커피의 자유 섭취’라는 조항을 적어 넣는다. 결국 딸은 커피와 결혼 모두를 쟁취해 낸다는 희극적 내용이다. 이 곡을 작곡할 당시 바흐의 나이는 47세로 13명의 자녀를 두고 있었고 그중 맏딸은 혼기가 다 됐었다. 커피 칸타타의 내용은 마치 바흐 부녀 이야기인 듯한 인상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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