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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게재 일자 : 2020년 06월 02일(火)
‘쓰레기 산’ 쌓아놨다 걸리면 ‘처리이익의 3배’ 물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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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폐기물관리법 시행… 환경부, 공공책임도 강화

재활용품 사업성 떨어지자
폐기물 그대로 방치 생겨나
소각비 높아 불법투기 계속

업체, 배출과정 확인 의무화
위반하면 벌금 등 법적 제재
지자체엔 관리감독 권한강화


‘전국 곳곳에 흉물로 등장한 불법 쓰레기 산이 사라질 수 있을까.’

2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공공폐자원관리시설 설치·운영 및 주민지원등에 관한 특별법’(이하 공공폐자원시설설치지원법)과 지난달 27일 시행된 폐기물관리법 및 시행령 개정안으로 불법 쓰레기 산이 우리 땅에서 자취를 감출지 주목된다. 일단 환경부는 불법 쓰레기 산의 발생을 원천적으로 막고 폐기물을 안정적으로 처리하기 위해 이번 개정안에 기대를 걸고 있다. 주요 내용은 크게 세 가지다. 먼저 △불법 폐기물의 발생을 예방하고 △불법 폐기물에 대한 신속한 사후조치를 취하며 △책임자 처벌을 크게 강화하는 내용이 골자다. 이영기 환경부 자원순환정책관은 “이번 개정법 시행으로 불법 쓰레기 산의 발생을 차단하고, 폐기물을 안정적으로 처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궁극적으로 쓰레기 산을 없애려면 폐기물 처리 비용을 낮추고 공공처리 시스템으로 가야 한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CNN의 한국 쓰레기 산 보도 = “한국의 플라스틱 문제는 문자 그대로 엉망진창이다.”(South Korea’s plastic problem is a literal trash fire)

미국 CNN 방송은 지난해 경북 의성군 단밀면 생송리에 위치한 속칭 ‘의성 쓰레기 산’ 문제를 보도했다. 의성 쓰레기 산은 허용받은 쓰레기 양의 80배가 넘는 17만3000여t의 폐기물이 쌓이면서 생긴 산이다. 양심 없는 일부 업자들의 쓰레기 처리 실태와 정부·지방자치단체의 무책임한 행정이 문제점으로 꼽혔다. CNN 보도 이후 확산된 쓰레기 산 논란은 한국의 고질적인 ‘나 몰라라’ ‘네 탓 문화’의 문제를 드러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의성 쓰레기 산을 포함한 ‘쓰레기 산’은 한때 우후죽순 생겨났던 재활용업체들이 사업성이 떨어지자 폐기물을 그대로 방치하면서 생겨났다. 정부는 지난 2014년부터 가연성 고형 폐기물을 선별·파쇄 등의 처리 공정을 거쳐 연료 형태로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든 고형연료 제품(SRF: Solid Refuse FueI) 사업을 적극적으로 권장했다. 이 무렵 전국에는 종합재활용업체와 폐목재, 폐합성수지 등을 보관·파쇄하는 중간재활용업체가 수백 개 생겨났다. 그러나 이들 업체 중 상당수는 몇 년 전부터 중국 수출 중단 등으로 경제성이 떨어지면서 공장 가동을 중단하거나 부도를 당했고, 폐기물 쓰레기는 그대로 방치됐다. 이를 규제했어야 할 정부는 직접적인 책임이 없다는 이유로 미온적으로 나왔고, 해당 지자체 등은 고발 등 행정 처분 외에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결국 ‘쓰레기 산’은 불법을 자행하는 업체와 정부의 무책임, 해당 지자체의 무대책이 반복되며 쌓여갔다. 정부가 모든 쓰레기 문제에 마냥 손 놓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환경부는 지난해 10월 기준으로 전국에 무단 투기된 폐기물 31만402t 가운데 17만755t을 처리했다. 그런데 같은 기간 11만9296t의 불법 폐기물 더미가 새로 쌓였다. 정부가 치우는 동안 누군가는 계속 쓰레기를 갖다 버린 것이다. 이 기간 투입된 예산은 500억 원에 달한다. 수많은 돈과 노력을 들였음에도 줄어든 불법 투기 폐기물 총량은 고작 5만t에 그쳤다.

▲  조명래(앞줄 오른쪽 두 번째) 환경부 장관과 이철우(〃 맨 오른쪽) 경북지사가 지난해 6월 경북 의성을 찾아 불법 쓰레기 산 처리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자료사진

◇발생 예방-신속 조치-처벌 강화 = 이번에 시행된 폐기물관리법과 시행령 개정안은 폐기물을 다량 배출하는 자가 본인이 배출한 폐기물 처리를 위탁할 경우 적법한 수탁자(처리업체)인지 사전에 확인하는 등 위·수탁 기준을 준수하고, 해당 폐기물의 처리가 적법하게 이뤄지는지 주기적으로 확인하도록 했다.

환경부는 이미 발생한 불법 폐기물에 대해서는 신속한 사후조치를 하도록 했다. 불법 폐기물로 침출수가 발생할 우려 등 긴급한 사유가 있으면 별도의 처리 명령 없이도 행정청으로 하여금 즉시 행정대집행을 할 수 있도록 하고, 대집행 완료 전에 책임자에게 비용환수를 위한 가압류 등의 조처를 할 수 있도록 했다. 불법 폐기물 발생에 책임이 있는 사람에게 부과하는 과징금도 무거워진다. 폐기물 불법 처리로 취득한 이익의 3배 이하까지의 금액과 원상회복에 드는 비용을 징벌적 성격의 과징금으로 부과할 수 있도록 했다. 이는 그동안의 과징금 수준이 범죄를 억제하기에 역부족이라는 지적을 고려한 것이다.

◇폐기물 처리비용 낮추고 공공처리도 모색 = 전문가들은 △1t당 28만 원에 이르는 높은 쓰레기 소각 비용 △행정처분 등 규제조치 외에는 쓰레기를 치우게 할 강제수단이 마땅치 않다는 점 등을 쓰레기 산이 반복되는 이유로 꼽는다. 비용 절감은 근본적인 대책 중 하나다. 처리 비용이 낮아지면 업자들의 ‘몰래 버리기’ 명분도 줄어들 것이기 때문이다. 다만 이는 기술적인 측면에서 한계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지자체는 쓰레기를 버린 업자를 찾아내 행정처분을 하고 이에 따르지 않으면 고발할 수 있지만, 업자가 “처벌할 테면 처벌하라” 식으로 나오면 방법이 없다.

대책은 뭘까. 환경부는 우선 폐기물 관리에서 ‘공공의 책임’을 강화하는 방안을 고안했다. 현재 민간 시장에 맡겨 놓은 재활용품과 사업장폐기물의 처리를 지자체가 주도하는 방식으로 전환한다는 게 골자다. 아파트 재활용품은 민간업체가 수익성 위주로 선별 수거하기 때문에 쓰레기 처리의 사각지대가 발생할 수 있다. 또 사업장폐기물은 공공처리 시설이 전혀 없다는 점도 문제로 꼽혔다. 환경부 관계자는 “폐기물은 배출자 책임이지만 지자체의 관리 책임을 강화하는 것으로 ‘발생지 중심 처리’를 하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송유근 기자 6silver2@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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