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교회 앞서 성경들고 ‘진압’ 자신감… 밀리 합참의장도 목격돼

워싱턴DC 등 40여곳서 통금令
LA 한인타운 보호위해 軍 투입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일 미 전역의 폭력시위 사태에 대한 강경 진압 입장을 밝힌 뒤 성경을 들고 백악관 인근 교회 앞으로 도보로 이동하면서 강한 자신감을 표했다. 워싱턴DC와 뉴욕에 통행금지령이 발동된 가운데, 워싱턴에는 이날 밤 수도 방어를 위해 군이 전격 투입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영업을 중단했다가 최근 재개했던 주요 상점들도 약탈·방화가 잇따르자 다시 문을 닫으면서 미 전역이 혼돈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강경 진압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한 뒤 곧바로 백악관 인근 세인트존스 교회 앞까지 걸어갔다. 성경을 들고 취재진에게 포즈를 취하기도 했다. 이 자리에는 백악관 주요 참모뿐 아니라 마크 밀리 합참의장의 모습도 목격됐다고 CNBC 방송은 전했다. 밀리 합참의장이 이번 시위 대응의 총책임자로 지명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예고한 연방 군 투입이 본격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로 노스캐롤라이나주 포트브래그의 연방 군·경찰 200∼250명이 이날 밤늦게 워싱턴에 투입될 예정이라고 CNN 방송이 보도했다. 1992년 로스앤젤레스(LA) 폭동으로 큰 피해를 본 한인타운에도 이날 캘리포니아주 방위군이 전격 투입됐다.

하지만 시위는 이날 140여 개 도시까지 번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기자회견을 하는 동안에도 백악관 인근 라파예트 공원에서 최루탄이 터지는 소리가 들릴 정도였다. 이 중 40여 개 도시에 동시 통행금지령이 내려졌으며, 워싱턴은 오후 7시부터 오전 6시까지 통행이 금지됐다. 뉴욕에서도 이날 밤 11시부터 통행금지령이 발령됐다. 이에 따라 타깃이 200개 이상의 매장 영업시간을 단축했으며, 월마트도 전국의 점포 수백 곳을 일시 폐쇄했다. 애플도 일부 매장의 문을 닫았고, 아마존은 일부 지역에 대한 배달영업을 중단했다.

한편 LA 총영사관과 한인회에 따르면 주 방위군은 이날 한인타운의 치안 유지와 시위대의 한인 상점 약탈 등을 막기 위해 군 병력을 전격 투입하기로 했다.

박민철 기자 mindo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