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금융센터지수 33위… 홍콩 지위 넘보기 ‘언감생심’

5년만에 6위서 급격 추락
국내 금융산업 규제 걸림돌

서울과 부산을 국제적인 금융도시로 키우겠다는 정부의 전략은 맥을 못 추고 있다. 실제 국제사회에서 서울과 부산의 글로벌 매력도가 점점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의 금융경쟁력은 2015년 세계 6위까지 올랐다가 올해는 30위권 밖으로 밀려난 상황이다. 중국의 홍콩 국가보안법 제정 이후 일본 도쿄(東京), 싱가포르 등 아시아 지역 주요 도시들이 홍콩의 금융 중심지 기능을 끌어오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가운데 경쟁력이 점점 약화되는 서울과 부산 입장에선 언감생심(焉敢生心)인 상황이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2008년 ‘금융 중심지 추진위원회’를 만들어 서울과 부산을 아시아 금융 허브로 키우려고 노력했으나 성과는 거의 없다시피 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영업 외국계 금융회사 수는 2016년 168개에서 지난 3월 말 162개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골드만삭스자산운용은 2012년 철수했고 영국 바클레이즈, 미국 JP모건자산운용 등도 뒤를 이었다. 그나마 남아 있는 곳들은 사업과 인력을 축소하기 바쁘다.

영국 컨설팅회사 지옌의 국제금융센터지수(GFCI)(3월)에 따르면 서울은 세계 108개 도시 가운데 33위이고 부산은 51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뉴욕이 1위를 차지했고 영국 런던과 도쿄가 2·3위에 올랐다.

지옌은 매년 3월과 9월 두 차례 GFCI 조사 결과를 발표한다. 서울은 2015년 9월 세계 6위까지 올랐지만 5년 만에 3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부산 역시 2015년 24위까지 오른 바 있다. 금융권에선 지금 같은 경제정책 기조에선 서울이 홍콩의 자리를 대체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내로라하는 글로벌 금융 중심지와 경쟁하려면 집적된 금융 인프라가 필수적인데 정치권에선 지역 균형개발 차원에서 전북 전주의 제3 금융중심지 지정 움직임이 끊이지 않고 있다. 외국계 금융회사들은 언제 어떻게 바뀔지 모를 불확실한 규제를 큰 어려움 가운데 하나로 꼽기도 한다.

유회경 기자 yoolog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