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이코노미>中 “금융위기 후유증 재연될라”… 코로나 쇼크에도 ‘돈풀기’ 경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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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中정부 재정확대 신중론

6조 위안 ‘찔끔 경기부양책’
“부실 기업만 더 양산 우려”
“과감하게 돈 풀어야” 반론도

중국 정부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경기회복 전략에 대해 국내외 시선이 엇갈리고 있다. 중국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기침체에 ‘무제한 돈 풀기’는 지양하고 있다. 중국 전문가들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의 재정확대에 대한 기업 부채 관리 등의 후유증 관리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지적을 하고 있지만 일부에서는 “재정 확대에 대한 부작용을 두려워하지 말고 데이터센터, 인공지능(AI) 등 최첨단 산업에 적극적으로 투자해야 한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게 나오고 있다.

중국 정부는 지난 5월 28일 폐막한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총 6조 위안(약 1026조 원) 규모의 경기부양책을 내놨다. 이는 지난해 국내총생산(GDP·99조 위안) 기준 4% 안팎에 불과하다. 미국과 일본, 독일, 영국 등이 GDP의 10% 이상을 쓰는 것과는 큰 차이다. 중국이 글로벌 금융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2008년 당시 GDP(32조 위안)의 12%인 4조 위안을 쏟아부었던 것과도 대조적이다.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는 경기부양책을 발표하면서 “경제를 안정화하고 앞으로 나아가야 하지만, 발걸음을 너무 부산히 한 나머지 후대 사람들이 갈 길에 먼지가 휘날리게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대규모 경기부양책의 부작용을 경계한 것이다.

이 같은 신중론에는 150.3%에 달하는 중국 기업(금융업 제외)의 GDP 대비 부채 비율에 대한 부담감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150.3%는 국제금융협회(IFF)의 조사대상 34개국 중 홍콩(228.2%)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글로벌 평균(91.6%)의 1.5배에 달한다. 중국 전문가들은 “중국이 고도성장을 유지하던 시기에 기업들은 공격적으로 차입을 늘려 덩치를 키웠지만, 지난 수년간 성장세가 주춤하면서 부실기업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며 “최근 코로나19 여파로 기업의 수익성이 급락하면서 이자도 내지 못하는 기업을 적극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최근 파이낸셜타임스(FT)에 기고한 제이드닷컴의 지앙앙 사장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중국의 경기 부양책은 경제 활력을 빠르게 회복시켰고 이후 10년 동안 많은 경쟁자를 추월했다”며 “세계 제조업 부문의 부가가치에 대한 중국의 점유율은 2008년 14.4%에서 2018년 28.2%로 증가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코로나19 사태로 현재는 2008년보다 훨씬 더 시급하다”며 “중국의 GDP는 2020년 1분기에 6.8% 감소했지만 2008년과 2010년 사이의 경제 여파는 전년 대비 6.4%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중국은 참신하고 유망한 다양한 프로젝트를 갖고 있다”며 “데이터센터, AI 기반 산업 시설의 투자는 향후 10년 동안 경제 강국으로 중국의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민철 기자 mindo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