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전문가들 “美·北 ‘10월 서프라이즈’ 가능성”

존 볼턴 “대선前 정상회담說”
빅터 차 “영변·제재해제 교환”
일각 “北이 10월 도발”전망도

미국 전문가들이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제3차 미·북 정상회담 등과 같은 ‘10월 서프라이즈’(October Surprise)가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일각에서는 ‘10월 깜짝 선물’이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존 볼턴 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2일 뉴욕 외신기자협회 회견에서 미 대선 전 미·북 정상회담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미국에는 선거 직전 ‘10월 서프라이즈’라는 말이 있다”며 “대통령이 큰 어려움에 처해 있다고 느낀다면 그의 친구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과 또 다른 회담이 상황을 뒤집어 놓는 것으로 보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현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미흡으로 위기에 처한 트럼프 대통령이 열세인 판을 뒤집기 위해 대선 직전 북한 문제를 카드로 활용할 수 있다는 의미다.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도 이날 CSIS와 한국국제교류재단이 공동개최한 한반도 관련 세미나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영변 폐쇄와 일부 대북제재 해제를 교환할 가능성을 언급했다. 차 석좌는 “볼턴 전 보좌관의 회고록을 보면 트럼프 대통령이 내부 논의로 짐작되는 회의에서 북한 제재를 일부 해제하는 방안은 어떻겠냐고 물어보는 장면이 나온다”며 “이게 ‘10월 서프라이즈’로 이끌 수도 있는 핵심”이라고 평가했다. 차 석좌는 스티븐 비건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특별대표가 조만간 한·일을 방문할 것으로 안다고 밝힌 뒤 “대북제재 완화만이 미국이 대선 전 취할 수 있는 마지막 노력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 박 브루킹스연구소 한국석좌도 “트럼프 대통령의 특성을 고려할 때 ‘10월 서프라이즈’를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반면 수미 테리 CSIS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미 대선 후 대통령에 대한 협상 지렛대를 높이기 위해 10월에 도발에 나설 가능성이 더 크다고 전망하면서 “미·북 정상회담은 북한 도발보다 더 가능성이 낮다”고 평가했다.

한편 중국 내 최고 북한 전문가인 장롄구이(張璉괴) 공산당 중앙당교 교수는 이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든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든 대선에 승리하면 북한과 다시 대화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김석 특파원 su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