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택트 기업 밀어올린 코로나… 글로벌 시총 ‘지각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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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 항공업종 순위 하락
삼성전자, 올 상반기 21위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번지면서 글로벌 시가총액 순위에도 지각변동이 일어났다. 언택트(비대면) 문화 확산에 따른 정보기술(IT) 기업, 전염병 우려로 인한 헬스케어 업종의 주가가 탄력을 받은 반면 에너지·금융·항공주 등의 시총 순위는 크게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를 계기로 신(新)산업 위주로 주식시장이 재편되는 속도가 빨라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3일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가 끝난 6월 말 기준 세계 시총 상위 1∼3위는 각각 아람코(사우디아라비아), 애플(미국), 마이크로소프트(미국) 등 순으로 지난해 말과 비교할 때 순위가 같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석유 기업인 아람코 시총은 1조7328억 달러로 지난해 말 대비 7.8% 감소했다. IT 기업인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는 각각 21.2%, 28.3% 증가한 1조5812억 달러, 1조5433억 달러를 기록했다.

홍콩 증시에 상장한 중국 대표 인터넷 기업 텐센트는 지난해 말 9위에서 올해 상반기 말 7위로 2계단 올라섰다. 헬스케어 기업의 약진도 두드러졌다. 스위스의 제약 기업 라로슈는 지난해 말 23위에서 올해 상반기 말 14위로 껑충 뛰었다. 유나이티드헬스그룹(미국)은 24위에서 18위로 6계단 올라왔다.

이들에 자리를 내어준 것은 전통적 산업군에 속한 기업들이다. 국제유가 폭락 사태로 에너지 기업의 순위가 크게 떨어졌다. 한때 세계 시총 1위였던 엑슨모빌(미국)은 지난해 말 18위에서 올해 상반기 말 40위로 22계단이나 미끄러졌다. 유럽 최대 석유기업 로열더치셸(영국)은 32위에서 76위로 44계단 폭락했다.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이 손절해 화제를 모았던 금융주들의 시총 순위도 낮아졌다. JP모건체이스(미국)는 10위에서 17위로, 뱅크오브아메리카(미국)는 15위에서 33위로 추락했다. 씨티그룹(미국)은 46위에서 95위로 무려 49계단 내려왔다. 항공 대표주인 보잉(미국)은 44위에서 90위로 46계단 추락했다.

글로벌 시가총액 50위권 내 유일한 국내 증시 상장사인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20위에서 올해 상반기 말 21위로 한 계단 떨어졌다. 유승민 삼성증권 글로벌 투자전략팀장은 “미래 성장성이 높을 것으로 여겨지는 기업들의 가치가 올라가는 현상이 코로나19를 계기로 더욱 가속화했다”고 말했다.

송정은 기자 eun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