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측, 고위직 성폭력 사회문제화로 대응… 재발 방지 촉구

고인예우차원 언급 삼가다 행동
변호사 “과거와다른 미래 열어”

극단적 선택으로 사망한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장례식이 13일 엄수된 가운데 사망 직전 경찰에 접수된 ‘성추행 혐의’ 고소 사건에 대한 진실규명이 이뤄질지 주목된다. 박 전 시장 실종 및 사망 당시 목소리를 낮추고 있던 피해자 측은 장례 일정 마무리 후 성폭력 관련 단체들과 연대해 진실규명과 재발방지를 요구하고 나섰다.

지난 8일 서울지방경찰청에 박 전 시장에 대한 성추행 혐의 고소장을 접수했던 피해자 A 씨 측 법률 대리를 맡은 김재련 변호사는 13일 오후 2시 서울 은평구 ‘한국여성의전화’ 사무실에서 박 전 시장의 성추행 의혹에 대한 기자회견을 개최한다고 이날 오전 밝혔다.

앞서 박 전 시장이 유언장을 남기고 사라진 지난 9일부터 장례 일정이 마무리된 이날 오전까지 A 씨 측은 관련 입장을 일절 외부에 드러내지 않아 왔지만 박 전 시장 지지자 측의 ‘2차 가해’가 인터넷상에서 속출하면서 입장을 밝히기로 정리한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이날 기자회견에는 한국성폭력상담소와 한국여성의전화 관계자들이 함께 참여하는 연대의 형태로 이뤄진다는 점도 주목된다. 박 전 시장의 성추행 혐의에 대해 개인적 형사 사건이 아닌 ‘고위 공직자의 성추행 의혹’이라는 사회적 문제로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기자회견에 A 씨는 참석하지 않을 예정이다. 이들 단체는 문제점이 개선될 때까지 계속 연대해 권력형 성추행 사건의 재발 방지를 촉구한다는 입장이다. 김 변호사는 이미 ‘검찰 간부 성추행 의혹’을 폭로했던 서지현 검사의 변호인을 맡았던 이력도 있다. 김 변호사는 이날 오전 자신의 SNS 계정에 “‘우리 다함께’ 어제와는 다른 오늘입니다”며 “과거와는 다른 미래를 열어나가요”라는 의미심장한 글귀를 올리기도 했다.

최지영 기자 goodyoung17@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