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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자 고민
40대 초반의 직장인입니다. 외로움을 많이 타기에 연애는 지금까지 참 많이 했는데 늘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처음에는 상대가 너무 잘해주는 것 같아 좋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저에게 집중하지 않는 모습을 보면 실망하고 다투다가 결국 헤어지는 과정을 되풀이합니다. 성실한 남자를 만나는 것이 참 어려운 것 같습니다. 연애를 오래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스스로 행복해야 사랑할 수 있는 능력도 생겨
▶▶ 솔루션
변함없이 자신에게만 집중해 줄 사람이 어딘가에 있을까요? 역으로 변함없이 누군가에게 집중해 본 적이 있나요? 연애를 오래 하려면 ‘애착’과 ‘사랑’을 구분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 둘은 엄연히 다릅니다. 애착은 부모와 아이 사이의 본능적인 사랑을 말합니다. 아이는 사실 부모라는 사람에 대해 관심이 없습니다. 오직 자기를 돌봐주는 것에만 관심이 있을 뿐입니다. 즉, 애착은 ‘나는 너를 사랑해’가 아니라 ‘나는 네가 필요해’라는 일방적인 소유욕을 말합니다. 만약 이 마음 상태로 어른이 된다면 남녀관계가 어떻게 될까요? 상대가 나를 행복하게 해주기만을 바라기에 자꾸 의존하고 집착하는 연애가 되고 맙니다. 그러므로 발달의 과제는 애착의 관계를 사랑의 관계로 전환시켜가는 것입니다.
그럼, 성인의 사랑은 애착과 무엇이 다를까요? 사랑이란 애착과 달리 일방적인 관계가 아니라 상호적인 관계입니다. 나의 행복이 중요하듯 상대의 행복도 중요하고, 내가 원하는 것만 달라는 게 아니라 상대가 원하는 것을 줄 수 있어야 하며, 내가 기대한 대로가 아니라 상대의 모습 그대로 존재할 수 있도록 존중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렇기에 애착과 달리 사랑은 본능과 감정뿐 아니라 이성과 의지가 필요합니다. 이러한 사랑의 능력은 저절로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연애의 실패를 통해 길러내야 할 덕목입니다. 이 사랑의 능력을 기르지 못하면 연애는 자꾸 애착관계로 흐르게 됩니다. 인간은 동물 중에서 가장 강렬한 애착본능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유아동기의 애착손상으로 인해 애착갈망이 큰 사람들은 더욱더 그렇습니다. 그렇다고 과거를 되돌리거나 부모를 원망할 필요는 없습니다. 자신을 돌보고 행복하게 해줄 책임이 다른 사람이 아니라 자신에게 있음을 받아들이고, 스스로 행복을 만들어낼 수 있다면 애착욕구는 사랑으로 바뀝니다.
인간관계 말고 무엇을 할 때 행복을 느끼나요? 스스로 만들어낸 행복은 인간의 근원적인 외로움을 위로하고, 자아와 관계의 균형을 맞춰주는 열쇠가 돼줍니다. 그에 비해 자력의 행복이 없다면 자꾸 상대에 대한 기대가 높아집니다. 자신을 행복하게 해줄 책임이 상대에게 있는 것처럼 기대가 커지고 결국 실망하게 됩니다. 변함없이 자신에게 집중해주는 사람을 찾기 전에 스스로 자신에게 집중해보세요.
문요한 정신과 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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