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 협의체 이달말 띄운다…금융권과 공정경쟁 화두

공정 경쟁·소비자 보호·금융 보안 등 쟁점 논의

금융당국이 빅테크(온라인 플랫폼 기반의 대형 정보기술(IT) 기업)와 핀테크(금융·IT융합 기업), 금융업 공동의 발전 방안을 모색하는 협의체를 이르면 이달 말 가동키로 했다. 빅테크와 핀테크 기업의 금융업 진출이 활발해지면서 공정한 경쟁 기반을 토대로 한 종합적인 발전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취지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9일 “빅테크 협의체에 참여할 위원 구성을 끝내고 8월 말이나 9월 초에 협의체를 본격적으로 가동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빅테크 등의 금융업 진출에 따른 쟁점 사안을 놓고 금융권, 빅테크, 핀테크 간 저마다의 입장이 있는 만큼 조율 작업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협의체에는 금융당국과 관계기관, 금융·정보기술(IT) 업계, 민간 전문가, 소비자 단체 등이 참여한다. 협의체는 금융권·빅테크·핀테크 간 공정 경쟁, 시스템 리스크, 소비자 보호, 금융 보안 등을 중점적으로 논의한다. 공정한 경쟁 방안이 최대 쟁점이다. 현재 거대 플랫폼을 발판으로 한 네이버와 카카오 등 빅테크가 금융업에 활발하게 진출하자 은행, 보험사, 카드사 등 금융권은 잔뜩 긴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기존 금융서비스에 IT을 접목한 핀테크 업체도 성장세도 이어지고 있다.

특히 빅테크의 금융시장 진출에 금융권은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며 불만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5대 금융지주 회장들은 지난달 23일 은성수 금융위원장을 만난 자리에서 빅테크 진출에 따른 형평성 문제를 거론한 바 있다. 금융 지주회사의 경우 계열사 간 정보 공유가 제한적인데 빅테크는 계열사에 정보 제공이 쉽다는 점, 마이데이터 산업에서 금융사와 빅테크 간 교환 가능한 데이터 범위가 불공평하다는 점 등이 금융지주 회장들의 지적 사항이었다. 간편결제 사업자에 후불 결제(최대 30만원 한도) 허용에 따라 카드사들이 역차별을 받는다는 점도 불만이다. 카드사는 후불 결제가 여신 기능으로 활용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금융권 불만은 빅테크 협의체에서도 고스란히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이 관계자는 “쟁점을 차례로 논의해서 종합적인 대응 방안을 만들고 내년 금융위 업무계획에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유회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