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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게재 일자 : 2020년 08월 10일(月)
지상파까지 가세… 트로트 오디션 프로 ‘과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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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S ‘트롯 전국체전’.
▲  MBC ‘트로트의 민족’.
▲  TV조선 ‘미스트롯’에 출연한 송가인.
▲  임영웅
TV조선‘내일은 트롯’서 촉발
KBS·MBC도 프로 편성 맞불
선발과정·출연자 중복 불가피
시기 비슷 ‘극쏠림’ 땐 역효과
10년전 ‘슈스케’ 부작용 경계

TV조선은 ‘미스트롯 2’ 시동
원조의 ‘자기복제 딜레마’


TV조선 ‘내일은 미스터트롯’에서 촉발된 트로트 열풍이 점점 더 뜨거워지고 있다. 방송국마다 트로트와 관련된 예능이 봇물 터지듯 하더니 이제는 너도나도 전국적 규모의 트로트 오디션을 진행하거나 준비하고 있다. MBN의 ‘보이스트롯’이나 SBS 플러스의 ‘내게 온(ON) 트롯’ 등 종합편성채널은 말할 것도 없다. KBS, MBC 등 지상파까지 뛰어들었다. 과연 이 수많은 트로트 오디션이 본래의 취지를 살리며 시청자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을까.

◇TV조선 ‘내일은 미스트롯2’

트로트 오디션의 원조는 TV조선의 ‘내일은 미스트롯’이다. 2019년 초 방송해 송가인을 일약 스타덤에 올려놨고, 올해 초 두 번째로 진행된 ‘내일은 미스터트롯’은 임영웅을 탄생시켰다. 발라드, 록, 팝 혹은 아이돌 그룹에 밀려 소외 받던 트로트는 단숨에 최고의 ‘국민 장르’가 됐고, 지난해 SBS를 제외한 지상파들이 수백억 원의 영업손실을 내는 동안 TV조선은 흑자 전환했다.

여세를 몰아 TV조선은 세 번째 오디션 ‘내일은 미스트롯2’를 준비하고 있다. 원조인 만큼 안팎의 관심이 매우 높다. 최근엔 지원자들끼리 정보 교환을 위한 인터넷 카페도 생겼다. 1차 모집 기한인 26일을 앞두고 예비지원자들의 눈치작전이 치열하다. 네티즌들은 합격 여부를 확인하거나 다른 오디션 정보를 나누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러나 1, 2편 오디션만큼의 인기와 흥행을 확보할지는 미지수다. 세 번째 반복되는 오디션 과정의 기시감을 덜어내고, 신선한 자극을 주는 게 관건이다. ‘자기복제’도 경계해야 한다. TV조선 측은 “원조로서의 품격과 경쟁력을 잘 살릴 것”이라고 말했다.

◇KBS ‘트롯 전국체전’, MBC ‘트로트의 민족’

악화 일로의 경영에서 돌파구를 찾던 지상파들도 결국 트로트 열풍에 가세했다. KBS와 MBC는 나란히 대규모 오디션 프로그램 제작에 착수했다.

KBS는 ‘트롯 전국체전’을 11월 방송을 목표로 준비 중이다. 홈페이지를 통해 6월 중순부터 지원자 모집에 나섰다. 지난달 말에는 오디션을 이끌어갈 주요 출연자 섭외도 마쳤다. ‘지역별 감독’이라는 이름으로 남진, 김연자, 설운도, 주현미, 김수희, 조항조, 고두심 등을 확정했다. 이들은 마치 스포츠 전국체전의 감독처럼 지역별 참가자들을 이끌 예정이다.

TV조선과 ‘내일은 미스트롯’을 만들었던 포켓돌 스튜디오가 최종 선발자들을 관리할 기획사 역할로 참여한다. KBS ‘불후의 명곡’ 팀인 권재영·이태헌 PD가 연출을 맡는다. KBS 측은 “각 지역에 숨어 있는 진주를 발굴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하지만 역시 선발 과정이나 출연자의 중복이 우려된다. ‘지역별 감독’에 새 인물도 섭외했으나 대부분은 기존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봐왔던 가수들이어서 신선함이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MBC는 10월 중에 ‘트로트의 민족’을 선보인다. 이를 위해 20일까지 지원자를 모집 중이다. 1, 2차 예선 심사와 지역별 예선을 거쳐 최종 80명을 선발해 방송을 진행할 계획이다. 그러나 역시 과열 양상이 풀어야 할 숙제다. 벌써 열기가 대단해 지난 1∼2일 치른 1차 예선 심사에 2000명 가까이 몰렸다. 지원자 모집과 방송 시기가 KBS와 거의 겹쳐 한쪽이 흥행하면 어느 한쪽은 피해를 볼 수밖에 없는 구조도 불안하다. 일부 지원자 중에는 선택지가 많은 이런 상황을 악용해 “일정 단계까지 합격을 약속해 줄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담당 연출자인 김준현 PD는 “트로트 오디션이 갑자기 늘어나 우려의 시선이 있다는 걸 안다. 그렇기에 우리는 더욱 원칙을 지키는 쪽으로 방송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편법이나 섭외를 위한 약속은 하지 않을 것이며, 중간 기획사가 있기는 하지만 연출 및 선발 과정에는 관여하지 않도록 했다. 그보다는 우리가 추구하는 방향이 시청자에게 사랑받을 수 있을지가 고민이다”고 말했다.

◇‘슈퍼스타K’ 이후 오디션 열풍 부작용 반복하지 말아야

지금의 트로트 오디션 열풍은 10년 전 엠넷 오디션 ‘슈퍼스타K’의 상황을 연상시킨다. ‘슈퍼스타K’가 성공적으로 데뷔하자 지상파들은 앞다퉈 오디션 프로그램을 편성했다. KBS ‘내 생애 마지막 오디션’, MBC ‘스타오디션-위대한 탄생’, SBS ‘K팝 스타’ 등이었다. 이들은 저마다 차별화된 콘셉트를 내세웠지만 도전과 심사라는 오디션 프로그램의 기본적 속성을 벗어나긴 어려웠다. 결국 KBS ‘내 생애 마지막 오디션’은 시청률 3∼4%를 맴돌다 한 시즌 만에 마무리됐다. MBC ‘스타오디션-위대한 탄생’은 이보다는 오래 지속해 시즌3까지 갔으나 시즌8까지 진행한 원조 ‘슈퍼스타K’를 넘진 못했다. 그나마 SBS ‘K팝 스타’는 박진영, 유희열, 양현석 등 심사위원과 3대 기획사 연습생 발탁으로 차별화를 이루며 시즌6까지 갈 수 있었다.

트로트를 포함한 가요계에서는 바로 이 점을 우려하고 있다. 기획 의도는 좋지만 중복과 제 살 깎기 경쟁이 반복되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트로트 업계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이미 지원자들의 ‘개런티’ 요구, 인력 및 출연자 확보전 등이 치열하다는 소문이 들린다. 신인도 지원하겠지만 기획사들도 대부분 트로트 오디션을 준비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며 “그러나 거의 비슷한 시기에 2∼3개의 오디션이 진행된다면 어느 한쪽은 피해를 볼 게 분명하다. 극단적인 쏠림 현상도 우려된다”고 강조했다.

김인구 기자 clark@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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