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검찰 개혁 빙자한 ‘다수독재’ 길닦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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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권 서울대 명예교수·헌법학

“독재권력 아는 사람들이 민주정부에 독재라니…기막힌 8월”이라고 했다는 더불어민주당 당권 주자 이낙연 의원의 장준하 선생 추모사가 기막히다. 진정 무엇이 독재인지 몰라 하는 말인가? 통제받지 않는 권력 행사가 독재다. 우선, 위로부터의 하향식 공천제도에 더해, 당론과 다른 발언을 했다고 당원을 징계하는 민주당부터 헌법의 당내 민주주의에 반하는 ‘독재’정당이다. 민주당이 국회의 압도적 다수당으로 군림, 관례상 야당 몫이었던 법제사법위원장을 포함한 17개 상임위원장 자리를 독식해 무슨 법안이든 국회입법권한을 독점적으로 행사할 수 있게 됐다고 실제로 그리하고 있다.

국회는 국민의 의사를 통합·반영하는 독자의 국가 최고 입법기관이자 헌법상 견제와 균형 원리를 실현하는, 행정부를 포함하는 다른 권력에 대한 독자의 통제기관이지, ‘제왕적 대통령’ 체제를 완성하는 한 축일뿐인가?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이래 민주당 정부가 주도한 위헌적 공수처법 및 23차례에 걸친 임대차 3법을 비롯한 부동산 규제 입법 처리를 보면 답은 분명하다. 다수의 독재다. 거기에 통제의 기제여야 할 헌법재판소·대법원을 비롯한 사법부를 ‘코드’ 인사가 광범위하게 점령하고 있고, 코드가 맞는 노조는 언론계를, 전교조는 교육계를 좌지우지하고 있다. 코로나19 방역과 돈 풀고 인기 따르는 포퓰리즘도 지금 독재 유지·강화에 이용되고 있다. 남발되고 있는 ○○특별법들은 입법에 의한 행정·사법조치(Bill of Attainder)로 헌법에 반한다.

대한민국 헌법은 대한민국을 자유민주주의·시장경제의 국가로 처방하고 있다. 이 원리를 반영해 헌법은 ‘다수의 지배와 소수의 보호’ 원리를 요구한다. 소수의 보호는 기본권(자유) 보장과 견제·균형의 원리를 내장한 권력분립 원리로 이뤄진다. 이 원리는 결국 법 지배의 원리(the Rule of Law)로 실현된다. 여기에서 법은 정의·인간 존엄과 가치·자연법을 내포하며, 권력 통제를 핵심 기능으로 하고, 사법권 독립을 바탕으로 한다.

법인식론적으로 사법권 독립은 법의 독립을 기초로 한다. 무엇이 법인지의 최종적 판단을 판사에게 맡길 뿐 사법권의 독립은 법관으로서의 교육·훈련을 똑같이 받은 판·검사 모두에게 타당하다. 검사를 법관 자격자 가운데서 임명하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 그런 만큼 검찰개혁의 기본은 검찰의 독립성·중립성 보장에 있다. 그런데 검찰의 수사권이 법 지배의 원리에 맞게 조국 사건, 유재수 사건, 울산시장 불법선거 사건, 윤미향 정의연 사건 등 실세 권력에 미치자 검찰 대학살 인사에 이어 나온 검찰개혁은 민주적 통제를 명분으로 검찰권을 어떻게 정무적 통제 아래에 두느냐에 두기 시작했다.

지금 정계를 장악한 1980년대 운동권 세력이 한때 배운 주체사상의 북한이나, 사모했던 문화혁명의 중국의 법치가 정치(공산주의)의 수단으로서의 법치주의(the Rule by Law)임을 주목해야 한다. 독일 나치의 법치주의도 그랬다. 이들 독재체제가 끊임없이 적(자본가·제국주의·열등민족 유대인 등)으로부터 자기(공산주의 등)를 지키기 위한 법치와, ‘적폐’·투기꾼·코로나19·친일파로부터 정의·공정·민주·순수 ‘우리민족’을 지키기 위한 규제 입법들에 의한 법치 사이에 평행선이 보인다. 이국양제에 불과한 연방제통일은 전체주의 독재의 완성이다. 독재로부터 자유 대한민국의 수호는 법관들이, 최후로 국민이 (헌)법의 지배 수호에 나서야 이뤄진다. 자유는 독재보다 강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