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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포럼 게재 일자 : 2020년 09월 07일(月)
大法 전교조 판결의 3대 법리적 결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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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헌법학

지난 7년간 논란 대상이던 전교조의 법적 지위 문제가 법외노조 통보를 위법으로 본 대법원 판결에 의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한편에서는 이를 환영하는가 하면, 다른 한편에서는 대법원 판결의 편향성을 강하게 비판하고 있는 것이다.

판결의 정치적 편향성 문제는 그 법리적 불명확성 때문에 야기된다. 특정 정파에 유리한 판결이라 하더라도 그 법리가 뚜렷하다면, 법관의 정치적 성향 때문이라고 보기 어렵다. 예컨대,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의 경우, 당시 헌법재판관들의 정치적 성향을 따지면서 기각 결정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많았다. 하지만 법리적 판단에 의해 만장일치의 탄핵결정이 나왔던 것이다.

그런데 이번 대법원 판결은 법리적으로 몇 가지 중대한 문제점이 있으며, 그로 인해 정치적 편향성 논란을 자초했다.

첫째, 대법원의 다수의견이 법외노조 통보를 위법으로 본 가장 중요한 논거는 시행령에 따른 법외노조 통보가 법률의 명시적인 위임 없이 노조의 기본권을 침해한다는 것이며, 이와 관련해 법외노조 통보가 ‘형성적 행정처분’의 성격을 갖는다고 했다. 그러나 노동조합법 제2조 제4호는 노조로 보지 않는 경우를 명시하고 있다. 즉, 법외노조 통보는 위임을 통해 새로 형성하는 게 아니라 법률상 결정된 것을 확인하는 처분이며, 그 성격은 위임명령이 아닌 집행명령이다. 대법원이 이를 법률상 위임이 있어야 하는 형성적 처분으로 본 것은 심각한 법리의 오해다.

둘째, 대법원의 다수의견은 법외노조 통보가 구 노동조합법에 규정됐으나 민주화 이후 폐지된 ‘노동조합 해산명령’과 같은 성격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구 노동조합법 제32조 제1항의 해산명령은 ‘행정관청은 노동조합의 노동관계법령에 위반하거나 공익을 해할 염려가 있다고 인정하는 경우에는 노동위원회의 의결을 얻어 그 해산을 명하거나 임원의 개선을 명할 수 있다’고 함으로써 행정관청의 재량적 판단 여지가 크다. 반면에 현행 노동조합법 제2조 제4호는 5가지 요건을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이에 해당하는 경우는 노조로 볼 수 없음을 규정한 것이다. 그 차이는 매우 중대하며, 양자를 같은 성질의 것으로 보는 건 타당치 않다.

셋째, 이번 사건에서 쟁점이 된 것은 노동조합법 제2조 제4호 라목이다. 즉, 해직근로자를 노조원으로 인정하지 않는 게 문제가 된 것이다. 그런데 이번 대법원 판결에 따라 법외노조 통보 자체가 불법이라고 할 경우 ‘라목’뿐만 아니라 제4호 전체가 무력화된다. 즉, 사용자의 이익을 대표하는 자가 노조원이 되거나, 사용자의 재정 지원을 받는 어용노조, 정치운동을 주로 하는 정치노조에 대해서도 법외노조로 통보할 수 없으며, 합법 노조로 인정하게 되는 심각한 문제가 발생한다.

더욱이, 해직근로자의 노조원 자격 인정 여부는 정책적 판단을 통해 입법적으로 결정돼야 할 문제다. 과거 헌법재판소가 교원노조의 금지 자체를 합헌으로 인정했지만, 입법을 통해 교원노조, 공무원노조를 합법화시킨 것처럼, 이 문제도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해 법 개정으로 해결했어야 했다. 그런데 대법원이 사법의 역할을 벗어나 입법의 역할까지 하겠다고 나선 셈이니 역효과가 있을 수밖에 없다.

사법농단 의혹으로 무너진 사법 신뢰가 은수미 판결과 이재명 판결로 다시 흔들리고, 이제 전교조 판결이 치명타를 가하는 건 아닌지 우려스럽다. 법관은 판결로 말한다고 하는데, 이번 판결을 통해 대법관들은 과연 무엇을 말하고자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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