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냉장고 1~3분기 판매 ‘쑥’… ‘사계절 가전’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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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능 다양화·보조 냉장고 역할
김장철인 4분기 판매량 보다
1∼3분기에 오히려 더 팔려
김장포기 늘었어도 판매 증가

한때 김장김치를 보관하는 겨울 가전으로만 여겨졌던 김치냉장고가 진화를 거듭한 끝에 ‘사계절 가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1인 가구 증가와 식품 소비 트렌드 변화로 ‘김포족(김장 포기 족)’이 증가하면서 김치부터 다른 식재료를 함께 보관할 수 있는 ‘세컨드 냉장고’로 영역을 확대한 결과다. 제조업체들도 다양한 식재료 보관 기능을 갖춘 신제품을 잇달아 선보이며 시장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1일 롯데하이마트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14일까지 김치냉장고 누적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0% 증가했다. 삼성전자의 1∼8월 기간 김치냉장고 누적 판매량도 지난해 같은 기간과 견줘 45% 이상 늘어났다. LG전자 관계자는 “정확한 수치를 공개할 수 없지만, 전년보다 판매량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특히 예전에는 김치냉장고 수요가 김장철과 맞물린 4분기에 집중됐지만 최근에는 1∼3분기 판매량이 크게 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롯데하이마트 분석 결과, 지난 2015년 기준 김치냉장고 매출액 비중은 4분기가 54%로 절반 이상 차지했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오히려 1∼3분기 비중이 55%를 기록하며 절반을 넘어섰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분기별 판매 비중 역시 1분기 15%, 2분기 15%, 3분기 25%, 4분기 45%로 1~3분기가 55%를 차지했다.

롯데하이마트 관계자는 “김치냉장고 구매는 통상 김장철인 4분기에 집중되지만, 최근에는 다른 분기에도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며 “냉장고 보조용 혹은 음료 보관용 등으로 인기를 끌면서 성수기 이외에도 고객의 구매 문의가 많다”고 말했다.

제조업체들도 신제품 출시 마케팅 과정에서 김치 보관 기능뿐만 아니라 다른 신선식품 보관 기능을 강조하며 사계절 가전으로서 특징을 부각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프리미엄 김치냉장고 ‘비스포크 김치플러스’를 선보이면서 ‘17가지 맞춤 보관 모드’를 강조했다. 17가지 맞춤 보관 모드는 무르거나 변질하기 쉬운 뿌리채소나 열대과일은 물론, 곡류와 와인, 육류, 생선 등 다양한 식재료를 상황에 맞게 보관할 수 있는 기능이다. LG전자는 CJ제일제당과 협업해 ‘인공지능(AI) 맞춤보관’ 기능을 자사 김치냉장고에 처음으로 적용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이 기능은 사용자가 시중에서 구매한 CJ제일제당의 포장김치를 냉장고가 인식해 최적의 보관 방법을 찾아주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장병철 기자 jjangbe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