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코뿔소 뿔이 항암 효과? 새빨간 거짓말”

암시장서 1㎏당 수천만원 거래
사람 손톱과 같은 케라틴 성분

세계자연보호기금(WWF)이 정한 ‘세계 코뿔소의 날(9월 22일)’을 맞아 서울시가 ‘코뿔소의 뿔이 항암 치료에 좋다’는 속설에 대해 “잘못된 상식”이라며 코뿔소 보호를 촉구했다.

WWF에 따르면 코뿔소 뿔이 항암 치료에 좋다는 속설로 인해 암시장에서는 뿔 1㎏당 수천만 원에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코뿔소 뿔을 팔기 위해 밀렵이 성행해 코뿔소 종은 멸종 위기에 내몰리고 있는 상황이다. 서울시는 이에 대해 “새빨간 거짓말”이라며 “코뿔소 뿔은 뼈가 아니라 피부 각질층이 단단하게 변해 생긴 것으로 그 성분이 사람 손톱과 같은 ‘케라틴’”이라고 설명했다. 즉, 암 치료 등에는 아무런 효과가 없다는 것이다. 이 같은 잘못된 상식은 동의보감을 잘못 해석한 데서 비롯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동의보감에는 서각(犀角), 즉 코뿔소의 뿔을 써서 열을 내리고 출혈을 멈추는 처방이 나오는데, 이 효능을 와전해서 해석해 정력제로 찾는 사람들이 있는 것이다. 서각은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동식물종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CITES)에 따라 유통이 금지돼 있다. 코뿔소 뿔은 아랍권에서 부를 상징하는 장신구로 사용돼 밀거래가 계속되는 실정이다.

서울대공원은 세계 코뿔소의 날을 맞아 코뿔소에게 새로운 장난감을 주고 허브 향으로 후각을 자극한 뒤 찍은 사진과 영상을 공개했다. 이곳에 사는 코뿔소는 아프리카에 주로 서식하고 코뿔솟과 5종 가운데 몸집이 가장 큰 것으로 알려진 남부흰코뿔소로, 전 세계에 2000여 마리만 남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구상에는 자바코뿔소, 인도코뿔소, 흰코뿔소, 검은코뿔소, 수마트라코뿔소 5종이 있고 모든 종이 멸종위기에 처해 있다.

송유근 기자 6silver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