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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포럼 게재 일자 : 2020년 10월 22일(木)
검찰총장 지휘권 박탈은 불법적 월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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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호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정부조직법 제32조는 법무부 장관에게 ‘법무에 관한 사무를 관장’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검찰청의 조직·직무범위 등에 관한 사항은 정부조직법이 아닌 검찰청법으로 따로 정하고 있다. 검찰청법 제8조는 법무부 장관은 ‘구체적 사건’에 대해 ‘검찰총장’만을 지휘·감독할 뿐 검사를 직접 지휘·감독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 제12조는 검찰총장에게 검찰사무를 총괄하는 권한이 있음을 명시하고 있다. 법체계 및 해석상 ‘구체적 사건’에 대한 지휘·감독 권한이 검찰총장에게 있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법이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의 권한 관계를 이처럼 명확히 규정한 까닭은 검찰의 정치화를 막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를 두기 위함이다. 대통령의 보좌기관인 법무부 장관은 정치적 중립을 지키는 것이 처음부터 불가능한 일이므로, 임기가 보장된 검찰총장에게 종국적 수사지휘권을 부여한 것이다. 비록 구체적 사건에 한하지만 법무부 장관이 검찰총장을 지휘하는 것도 검찰의 정치적 독립을 저해한다는 학계의 비판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그래서 역대 법무부 장관들은 구체적 사건에서 검찰총장을 지휘하는 것을 극도로 자제해 왔으며, 추미애 장관 전까지 72년 헌정 사상 단 한 차례만 지휘권이 발동됐다. 그런데 추 장관은 취임 9개월 새 3번째 수사지휘권을 발동했다.

수사지휘권의 남발을 넘어 이번 라임 사건에서 검찰총장의 수사지휘권을 박탈한 것은 정부조직법과 검찰청법 어디에도 근거 규정이 없는 월권적 권한 행사다. 법무부 장관은 구체적 사건에서 검찰총장에 대해 ‘수사’를 지휘할 수 있을 뿐 검찰청법 어디에도 검찰총장을 수사에서 ‘배제’할 수 있는 권한까지 규정하고 있지 않다. 오히려 검찰총장에 대한 수사 배제는 일종의 ‘정직(停職)’으로 확장해석할 수 있으며, 만약 그렇다면 ‘검사는 징계처분이나 적격심사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정직 처분을 받지 아니한다’는 검찰청법 제37조와 행정절차법을 위반한 것이다.

추 장관은 21일 페이스북에 “야당과 언론은 ‘사기꾼의 편지 한 통으로 장관이 검찰총장에 대한 지휘권을 발동했다’라고 맹목적 비난을 하기 전에 국민을 기망한 대검을 먼저 저격해야 한다”는 글을 올렸다. 이런 글을 올리는 게 정치인에겐 어울릴지 모르나, 법무부 장관이 할 말은 아니다. 이 글 하나만으로 이번 수사가 사건의 본질보다는 정치 게임으로 변질될 수 있겠다는 의심을 사기에 충분하다.

법무부 장관은 특정 정파와 지지층의 권익을 보장하기 위해 있는 자리가 아니다. 지금 추 장관이 보여주는 행보는 국민보다는 특정 정파와 지지층에만 인기영합적 시그널을 보내는 듯하다. 법무장관이 검찰총장을 패스하고 일선 부장검사 보직까지 일일이 좌지우지하는 현 인사 시스템에서 검사들에게 정치검찰이 되지 말라고 하는 건 공염불이다. 문재인 정부가 그토록 강조했던 검찰개혁이 결국은 자신들의 정치권력이 검찰을 장악하는 것이라고 믿는 건 아닌지 걱정스럽다.

금태섭 전 의원이 21일 여당을 탈당하며 “정치학자 카를 슈미트는 ‘정치는 적과 동지를 구별하는 것’이라는 얼핏 보기에 영리한 말을 했지만, 그런 생각이 결국 약자에 대한 극단적 탄압인 홀로코스트와 다수의 횡포인 파시즘으로 이어졌다”는 글을 남겼다. 법학 전공 추 장관도 그 의미를 잘 알 것이다.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는 ‘정치인 추미애’가 아니라 비판과 반대의 목소리도 경청하는 ‘법무부 장관 추미애’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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