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웹 | 지면보기 PDF | 2020.11.25 수요일
전광판
Hot Click
문화일반
[문화] 김선규의 사람풍경 게재 일자 : 2020년 10월 23일(金)
“이젠 행복하게”… 버려진 아픔까지 보듬어주는 눈맞춤
  페이스북트위터밴드구글
마스크를 잠시 벗고 긴 숨을 들이쉰다. 공기가 제법 선선하다. 구절초 틈에서 철 지난 망초 꽃들이 강인한 생명력을 과시하며 파란 가을 하늘을 우러른다. 재활치료를 통해 유기견에게 새 삶을 불어넣어 주는 경기도 도우미견나눔센터를 찾았다. 청명한 하늘 아래 파란 조끼를 입은 훈련사와 호리호리한 개 한 마리가 훈련을 하고 있다. 김지연(26) 훈련사와 이탈리안 그레이하운드 ‘산토’다.

지난 5월에 안산보호소에서 이곳으로 온 산토는 발견 당시 오른쪽 골반뼈가 부러져 있었다. 바로 수술했으면 치료할 수 있었지만 유기된 상태로 오랫동안 방치돼 손을 쓸 수가 없었다. 지금도 한쪽 다리가 불편해 강아지용 짐볼 등을 이용해 훈련을 받고 있다. 이곳에 온 유기견들은 한두 달 훈련을 거쳐 몸과 마음의 상처를 치료하고 분양돼 반려견으로 새로운 삶을 시작하지만, 산토는 5개월째 이곳에서 지내고 있다. 유기될 당시 충격으로 분리불안 증상이 심해 두 번이나 입양됐다가 다시 돌아왔다.

“이 아이들은 버림받은 기억이 있어서 훈련할 때도 칭찬을 많이 해줘요.”

지연 씨의 얼굴을 바라보던 산토가 “손” 소리에 얼른 앞발을 내민다. “잘했어”라는 칭찬과 함께 지연 씨의 뒷주머니에서 간식도 나온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더니 산토가 주변을 뱅글뱅글 돌면서 껑충 뛰기도 하고 그야말로 신이 났다. 취재를 하던 나에게도 몸을 비비고 얼굴에 입을 맞추는 등 친밀감을 표시한다. 머루같이 까만 눈을 가까이서 보니 측은한 마음이 인다. 낯선 곳에 버려지고 다쳤을 때 얼마나 무섭고 고통스러웠을까?

“이 땅의 모든 동물은 ‘지구별에서 함께 사는 친구’지요.”

극도로 불안했던 아이들도 사랑으로 보살펴주면 어느새 다가와 제 몸을 비비며 순한 눈빛으로 변한다며 지연 씨가 미소 짓는다. 자신이 돌보며 훈련시킨 유기견들이 새로운 가정에 입양돼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 모습을 볼 때 더없이 행복하다고 한다. 다시 훈련이 시작됐다. 자세를 낮추고 눈높이를 맞춰 교감하는 산토와 지연 씨의 모습이 가을 햇살처럼 눈부시다.
e-mail 김선규 기자 / 사진부 / 부장 김선규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 많이 본 기사 ]
▶ 北 보란듯이… 美, F-35서 ‘전술핵폭탄’ 투하실험 성공
▶ 보육원서 ‘원생 간 性사고’…행위 女아동 소년부 송치
▶ ‘총장 직무정지’ 윤석열…법원판단 전까지 출근 못한다
▶ [속보]추미애, 윤석열 총장 직무정지…감찰방해·불법사찰..
▶ ‘폐암 투병’ 김철민, ‘개뼈다귀’ 박명수에 진심 담은 충고
Copyrightⓒmunhwa.com '대한민국 오후를 여는 유일석간 문화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구독신청:02-3701-5555 / 모바일 웹 : m.munhwa.com ]
술취한 여친 성폭행, 헤어지고는 거..
‘호구 성향 테스트’, 127만명이 ㅋㅋㅋ..
사립대 교수가 강의 중 “성매매 남편..
정부, ‘착한 백신’ 협상 나섰지만… 계..
3m 높이 철책 ‘훌쩍’…월남 北주민, 기..
topnew_title
topnews_photo 추미애, ‘징계청구 및 직무정지’ 조치윤석열 “정치 중립 지키려 소임 다해”의혹 대부분 사실 아니라는 입장인듯“법무부가 ‘감찰 규정’ 위반..
ㄴ [속보]추미애, 윤석열 총장 직무정지…감찰방해·불법사찰 등 이..
ㄴ 윤석열 “위법·부당한 처분에 끝까지 법적 대응할 것”
‘공룡군단’ NC, 창단 9년 만에 첫 KS 우승…주장 양..
北 보란듯이… 美, F-35서 ‘전술핵폭탄’ 투하실험 성..
尹장모, 검찰 기소 반발…“사위에게 미안하고 죄스..
line
special news ‘사망설’ 윤지오 엄마 “지오 이상 없어...계정 해킹..
SNS에 사망 관련 글이 올라오면서 사망설이 돌았던 배우 윤지오의 모친이 계정이 해킹당한 것이며 딸은..

line
野 “文대통령 숨고 추미애가 홍위병…직접 입장 밝..
보육원서 ‘원생 간 性사고’…행위 女아동 소년부 송..
지침어겨 확진땐 문책… 공직사회 “과한 조치” 술렁
photo_news
팔로워 1억명 16살 틱톡 스타 작년 44억원 벌었..
photo_news
배우 한민채 28일 결혼…신랑은 9살 연하 회사..
line
[김병종의 시화기행]
illust
불꽃같던 조선 여인…‘파리의 저주’는 가혹했다
[주철환의 음악동네]
illust
‘on’과 ‘off’의 타이밍… 빠질 때를 알면 실수가 줄어든다
topnew_title
number 술취한 여친 성폭행, 헤어지고는 거짓 험담..
‘호구 성향 테스트’, 127만명이 ㅋㅋㅋ…1위..
사립대 교수가 강의 중 “성매매 남편 위해 콘..
정부, ‘착한 백신’ 협상 나섰지만… 계약 밀리..
hot_photo
정형돈, 불안장애 증상 초기 굳어..
hot_photo
‘폐암 투병’ 김철민, ‘개뼈다귀’ 박..
hot_photo
손흥민의 ‘번리전 원더골’, 푸슈카..
회사소개 | 광고안내 | 사업안내 | 이용안내 | 구독안내 | 독자참여 | 회원서비스 | 고충처리 | 개인정보취급방침 | 청소년보호정책(책임자:한형민) | Site Map
제호 : 문화일보 | 주소 : 서울시 중구 새문안로 22 |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아01697 | 등록일자 : 2011년 7월 15일 | 발행·편집인 : 이병규 | 발행연월일 : 1991년 11월 1일
Copyright ⓒ 문화일보. All Rights Reserved. ☎ 02) 3701-5114